안재홍 “피자로 일주일만에 10kg 증량, 손쉬웠죠”[인터뷰]
배우 안재홍이 ‘통통한 귀여움’으로 중무장한 채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민다.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에서 단 6명의 선수로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기적을 써내려간 부산 중앙고 강양현 코치로 분해 웃음과 감동을 선물한다.
“증량은 아주 손쉬웠어요. 특히 누군가 ‘증량해보는 게 어때’라고 제안했을 때 증량하는 건 기분이 더 좋고요. 피자에 갈릭 디핑 소스를 듬뿍 얹어 먹곤, 일주일만에 10kg 증량을 해냈죠. 혹여 살찌고 싶은데 안 쪄서 고민인 사람들에게도 식단을 짜줄 수 있을 정도로 제겐 쉬웠어요. 오히려 멈추는 게 어려웠죠. 10kg 증량한 이후 그걸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았어요. 더 찌우라면 더 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하. 체중 다시 돌아왔냐고요? 아뇨. 빼는 건 쉽지 않습니다. 고난이도에요. 아주 살짝 빠졌어요.”
안재홍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을 향한 애정, 강양현 감독과 만남, 또 다른 농구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대한 무한한 팬심 등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장항준 감독, 제가 본 어른 중 가장 젊은 어른”
그는 이번 작품으로 장항준 감독과 처음 작업을 해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엄청 진한 시간을 보냈어요. 촬영 끝내고 같이 여행 갈 정도로 사람으로서도 깊어진 시간이었고요. 주변 사람들이 제게 많이들 묻더라고요. ‘장항준 감독은 실제로도 재밌냐’고요. 저도 방송으로 장 감독님을 처음 봤는데, 그 모습 그대로 유쾌한 에너지를 촬영장에서도 북돋아줘요. 제가 만난 어른 중 가장 젊은 어른이라고나 할까요. 작품 외적으로도 제가 감독님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옆에서 같이 대화 나누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나봐요.”
촬영장에서 만난 연출자로선 어땠을까.
“사랑받는 지휘자 같았어요. 모두가 감독님을 좋아했고, 다 웃고 있었거든요. 감독님도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풀어주고 기운도 북돋아줬죠. 현장을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했고요. 농구라는 스포츠가 체력적으로도 굉장히 소모가 큰 종목인데, 모두가 감독님 덕분에 정신적으로는 행복했어요.”
‘리바운드’는 운명처럼 그의 품에 안겼다.
“장항준 감독님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나온 걸 본방송으로 봤는데, 그땐 감독님과 만나기 전이었어요. 부산 중앙고 실화 얘기를 하면서 작품으로 만들거라는 내용이었는데, 그걸 보면서 왠지 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왠지 모르게 제가 그 역을 할 것 같은 느낌이 왔죠. 그리고 정확히 3일 뒤에 대본이 들어왔어요. 그날 시나리오를 읽고 빨리 연락하자 싶어서 바로 감독님을 만났고요. 소중하고 감사한 기회라 촬영하는 내내 잘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슬램덩크’ 마지막권, 부적처럼 들고 다녀”
강양현 코치와는 실제로도 친분을 자랑한다. 살을 찌우기 전부터 친했는데, 10kg 완벽히 증량하니 굉장히 반가워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강양현 코치가 절 보더니 ‘와~진짜 비슷하다’고 놀라더라고요. 신기하게도 코치와 전 체격적 조건이 비슷했어요. 키도 똑같고 손 크기도 똑같고요. 저도 하체가 두꺼운 편인데, 그 형도 굵고. 솔직히 제가 봐도 얼굴만 가리면 강양현 코치와 정말 똑같더라고요. 장항준 감독님도 제가 살 쪄오니 ‘오홍~좋은데?’라고 해맑게 웃어줬고요. 기분이 좋았어요.”
그는 ‘슬램덩크’ 팬이기도 하다. 같은 소재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먼저 흥행에 성공한 게 부담되지 않냐고 물으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는 작품인걸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슬램덩크’ 마지막 화를 부산 집에서 보던 기억까지 나요. 집엔 브로마이드를 걸어놓기도 했고요. 그래서 ‘리바운드’ 촬영장에도 항상 ‘슬램덩크’ 마지막권을 들고 다녔어요. 휴차 때 대본 보다가도 환기하고 싶어지면 마지막권을 읽었죠. ‘이 뜨거운 느낌을 담아내자’ 상기하려고요. 영화는 개봉주 주말에 봤는데, 오프닝부터 눈물이 나고 제 마음이 뜨거워지더라고요. 울컥했어요. 영화의 흥행이 제게도, 그리고 ‘리바운드’에게도 기쁨이 됐으면 좋겠고요.”
작품의 주요 메시지기도 한 ‘농구는 멈춰도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는 대사는 그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제일 좋아하는 대사기도 하고요. 어떤 작품을 하면 그 작품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요. 이번에 ‘강 코치’를 연기하면서 그 대사를 제 입으로 내뱉는데, 제게도 좋은 자극이 됐어요. 지금 이대로를 즐기자. 지금은 영원히 한번밖에 없다! 그런 배움을 얻었죠. 인생은 계속 되니,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진짜 좋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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