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콩깍지’ 정수환 “8㎏ 감량 후 촬영, 마음고생에 4㎏ 더 빠졌어요”[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4.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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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 에 출연한 배우 정수환이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배우 안재홍은 장항준 감독의 영화 ‘리바운드’를 찍기 위해 몸무게를 10㎏ 늘렸다. 반면 KBS1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에 출연한 배우 정수환은 8㎏를 감량하고 촬영을 시작해 추가로 4㎏이 더 빠졌다. 누군가는 배역을 위해 증량을 하고, 누군가는 감량을 하며 배역에 다가가는 것이 연기다.

정수환은 ‘내 눈에 콩깍지’에서 주인공 장경준(백성현)의 의붓동생 장세준으로 등장했다. 어머니의 말을 잘 듣는 ‘마마보이’ 수준의 캐릭터였지만 중반 이후부터 사건의 결정적인 열쇠를 쥔, 살인사건의 진범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롤러코스터를 탄다.

KBS1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 에 출연한 배우 정수환이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보통 일일극에서 두 번째 남자 주인공이라고 하면 악역이 아니면 ‘키다리 아저씨’거나 그런 배역이잖아요. 뻔한 프레임 속에 가두고 싶지 않다고 하셔서 기대했습니다. ‘트리거(방아쇠란 뜻으로 사건의 발단이 되는 사람)’ ‘최후의 빌런’이라는 말씀을 듣고 그에 대해 각오는 했습니다.”

살인을 했다는 죄책감을 지고, 나중에는 그 감정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선택을 하는 인물이기에 낯빛이 좋아서는 안 됐다. 그는 장세준이 되기 위해 8㎏를 먼저 감량했고, 계속 마음고생을 하는 캐릭터로 촬영 중 4㎏이 더 빠졌다.

“촬영을 쉬는 날에도 그 감정에 몰입하고 분석을 해야 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제게 세준의 감정이 왔다면 힘들었겠지만, 서서히 그 감정에 젖어 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울한 상태가 자주 되고, 입맛이 없어 커피만 마셨어요. 그래도 살아있기 때문인지 나중에 바다에 빠지러 간 장면이 있었는데 너무 추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웃음)

KBS1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 에 출연한 배우 정수환이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정수환에게 세준은 난생처음으로 맞닥뜨린 긴 드라마의 인물이었으며, 그 인물의 감정을 바닥까지 연기해볼 수 있었던 첫 번째 캐릭터였다. 백성현과 배누리, 최윤라를 비롯한 젊은 배우들과 정혜선, 이호재, 김승욱, 경숙 등 선배 배우들에게서 매일 연기를 배우며 성장했다. 그래서 작품을 끝낸 다음이지만 정수환에게서는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이 배역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세준이는 궁지에 빠졌지만 저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행복한 마음의 연속이었고, 드라마와 함께 이 행복이 끝이 난다는 생각이 드니 힘들었죠. 하지만 자산을 정말 많이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년 tvN ‘막돼먹은 영애씨 15’로 이름을 알린 정수환은 드라마 ‘운명과 분노’ ‘진흙탕 연애담’ ‘청춘타로’ 등에 출연했다. 고등학교 내신 1등급에 단국대 예술대학 수석입학, 4년 장학생 등 성과가 있었지만, 실제 연기를 시작하면서 작품을 잘 만나지 못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슬럼프도 길어지고 자존감도 떨어졌다. 군 전역 후 1년은 시련의 시기가 이어졌다.

KBS1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 에 출연한 배우 정수환이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어요. 군 기간 연기와 저를 분리해 생각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연기가 안 풀려도 인간인 정수환은 행복할 수 있고, 연기가 잘 돼도 사람이 불행할 수 있잖아요. 사회복무를 하면서 정말 많은 부분을 배웠고, 사람 정수환으로서 쓰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연기서적이나 철학책, 시집을 보고 영어공부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단련하려고 애썼습니다.”

긴 호흡으로 달렸던 ‘내 눈에 콩깍지’는 정수환에게 결코 조급할 필요가 없음을,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은 연기할 작품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성취감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급한 마음에서 벗어나 여유가 생겼고, 자신의 일을 앞으로도 계속 사랑하며 지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KBS1 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 에 출연한 배우 정수환이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어머니께서 홀로 저희 세 형제를 키우셨는데, 지금이라도 뭔가 기쁨을 드릴 수 있게 돼 행복합니다. 지금도 일을 하시느라 바쁘신데, 제가 잘 되고 상황이 좋아져 일을 더 안 하게 되셨으면 좋겠어요. 건강하셨으면 좋겠고요.”

비록 캐릭터 장세준은 지옥의 불구덩이에 다녀오고 그래서 배우 정수환에게 12㎏ 감량의 고통을 줬지만, 오히려 그 정신은 자유롭게 하늘을 날았다. 극에서나 밖에서나 지극한 효자 배우 정수환, 세상의 이치가 바르다면 그의 성공이 더욱 가까워지는 게 당연해 보일 정도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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