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에서’ 꺼내주세요[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눈이 침침해 답답하네요.
61분간 ‘물안에서’ 갇힌 듯하다. 아웃포커싱된 화면들에 눈이 침침해지고, 도돌이표처럼 떠도는 중복 대사들은 보는 이를 답답하게 만든다. 홍상수 감독의 스물아홉번째 작품 ‘물안에서’다. 보는 내내, 물 밖으로 나오고 싶다.
‘물안에서’는 배우지망생인 젊은 남자(신석호)가 갑자기 영화를 연출하겠다며 학교 친구 둘과 섬으로 떠나 영화를 찍는 과정을 그린다. 소소한 이야기들이 한시간 남짓한 필름을 채운다.
매우 불친절하다. ‘물안에서’라는 제목을 따라 거의 모든 장면 아웃포커싱으로 촬영됐는데, 군데군데 피사체마저도 너무 흐릿하고 뭉개져 이야기와 상관없이 눈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이것이 감독의 의도라고 해도, 대중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선택일지는 미지수다. 때론 파격적인 도전도 필요하다지만, 대중예술에서 대중을 설득하지 못하고 그 의미가 닿지 못하는 ‘파격’이라면 결국 창작물은 ‘가보’로만 남길 수밖에 없다. 혹은 ‘거장’이란 수식어 아래 필터링 없이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본 결과물처럼 비치기도 한다.
홍상수 감독 특유의 이야기 맛도 살아나지 않는다. 그간 상황을 관망하면서도 툭툭 웃음보를 건드렸던 재치도 찾아볼 수 없고, 무릎을 탁 치게 할 만한 메시지도 없다. 그저 인물들이 묻고 답하고, 똑같은 질문을 또 묻고 또 답하고, 했던 말을 또하는 패턴만 반복될 뿐이다. 홍 감독이 강조하고 싶은 건 얄팍한 대사에 실려 흘려보낸다. 멋없다.
시야가 보장되지 않고 이야기도 흡인력이 없으니 러닝타임은 수면제다. 3시간짜리 영화를 볼 때보다 졸음을 더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다. ‘물안에서’ 숙면하다 티켓값을 떠올리곤 벌떡 일어나는 이도 있겠다.
‘불륜’ 이슈 이후 홍상수 감독 뒤로 숨은 김민희도 더 이상 영화에서 도드라지지 않는다. 전화 목소리로 잠깐 출연하지만, 반갑거나 신기하지도 않다. 그가 직접 부른 노래가 삽입돼도 큰 감흥은 없다. 물 안에 잠식된 듯 존재감이 미미하다. 오는 12일 개봉.
■고구마지수 : 4개
■수면제지수 : 2.8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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