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재홍 “가장 소중한건 바로 지금...‘슬램덩크’ 신드롬 ‘리바운드’로 이어지길”
신작 ‘리바운드’의 개봉을 앞둔 배우 안재홍(37)은 이 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는 자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곤 하는데, 이 영화는 바로 지금을 가장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것은 배우 안재홍의 연기에, 인간 안재홍의 (삶의) 태도에도 건강한 자극이 됐단다.
오는 4월 5일 개봉하는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연승 기적’을 쓴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영화화 했다. 안재홍은 공익근무요원 출신 농구 코치 ‘강양현’을 연기했다. 직접 꾸린 ‘결핍 덩어리’ 선수들과 좌충우돌 속에 눈물 겨운 기적의 결승 신화를 만들어간다.
그런 노력 덕분에 연출자 장항준 감독로부터 ‘좋은데’라는 칭찬을, 강 코치에게서는 ‘내가 봐도 나 같더라’라는 극찬을 끌어냈다. 언론과 평단에서도 그의 섬세하고도 묵직한 연기에 호평이 쏟아졌다.
“몸무게 증량은 민망할 만큼 쉬웠어요. 피자와 소스로 (몸을) 만들었죠. 다만, 증량은 가속도가 붙어서 멈추는 게 어렵습니다. (웃음)”
‘리바운드’는 스포츠 영화인 만큼 코트 위 경기 장면들에 공을 들인다. 드라마를 책임지는 건 좌절을 딛고 일어나 제자들과 함께 크고, 뛰고, 울고 웃는 강 코치다.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료, 가족처럼 농구부 6인방을 이끄는 그의 눈빛, 손짓 하나 하나 관객들도 몰입한다. 이들의 노력과 절실함, 눈물겨운 투혼에 다 함께 끓어오른다. 다시 얻은 기회를 온 힘을 다해 붙잡으려는 이들의 ‘리바운드’를 응원하게 된다.
“부담감보단 책임감이 컸어요. (선수들을 연기한) 친구들한테는 형으로서 책임감을 느꼈죠. 한 팀으로 뭉쳐 놀라운 이야기로 끌어가는 게 저의 미션이었으니까요. 저도 10년 전, 20대 때 (영화 ‘족구왕’에서 피부가) 새까매질 정도로 족구해본 경험이 있어요. 그 때가 많이 떠올랐어요.”
안재홍의 ‘리바운드’, 즉 소중한 기회는 지난 2013년 상영된 ‘1999, 면회’였다. 그는 “당시 그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돼 처음으로 ‘관객과 대화(GV)’ 자리를 갖게 됐다. 너무 벅찼고, 그 덕에 다른 작품들도 만날 수 있었다. 제게는 기적 같은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리바운드’ 첫 시사 전날 너무 떨려 전날 잠도 설쳤어요. 아끼고 아끼는 작품을 공개하는 거라 설레는 마음이 정말 컸고, 계속 감정이 벅차오르더라고요. 진정이 안 돼 아침 일찍 일어나 계속 걸었어요. 이제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습니다. 또 한 번의 기적이 제게 찾아 올까요?(웃음)”
안재홍은 “감독님과 같이 작업을 하고 친한 배우, 감독님들이 진짜 재밌으시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진짜 재밌으셔, 똑같다고 답한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밌게 해주신 모습 그대로 현장에 오신다. 농구 영화다 보니 체력 소모가 크고, 굉장히 힘든 상태였는데 유쾌한 감독님 덕분에 분위기가 늘 좋았다. 이렇게 행복하게 작업한 적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감독님을 정말 좋아했다. 애정이 가득 느껴지는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연기자 입장에서 나를 잘 알아주고 잘 사용해주는 연출자를 만났을 때 가장 행복해요. 그런 의미에서 감독님과 정말 잘 맞았죠. 제가 편지를 쓰고 감독님에게 답장을 받는 것처럼 그 현장이 참 좋더라고요. 감독님은 디렉션을 할 때 ‘이런 게 좋을 거 같은데요?’라는 표현보다 더 명확하게 해주세요. 귀에 쏙쏙 박히는 말들이어서 좋았고 현장이 정말 즐거웠어요”
그래서일까. 장 감독과 영화 촬영이 끝나고 이탈리아 여행도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장 감독님이 (함께 하는) 조감독님 등 스태프 6명과 본인, 그리고 저를 포함해서 총 8명의 이탈리아 여행 경비를 한턱내셨다”며 놀라웠던 기억을 되살렸다.
이어 “함께 여행을 갈 수 있을 정도로 사이가 돈독해졌고, 다녀 온 뒤 더 좋아졌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을 했다”며 엄지를 세웠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먼훗날 돌아봤을 때 내 인생에 굉장한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배우로서도, 인생에 있어서도. (당장 ‘이거에요!’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런 확신이 든다. 어떤 테크닉보단 오롯이 진심을 담아 연기했다. 그게 닿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요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신드롬이 장난 아니잖아요. 저 역시 어린 시절 원작 만화의 찐 팬이었어요. ‘리바운드’를 촬영하면서 숙소 선반에 ‘슬램덩크’의 마지막 권을 올려뒀어요. 일종의 의식이랄까?(웃음) ‘슬램덩크’로 시작된 농구 열기가 우리 작품에 나비효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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