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폐광지역 리포트] 11. 안산이 제2의 고향이 된 광부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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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태백, 정선, 영월, 삼척 등 탄광지역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은 광부들만이 아니었다.
광부 2세들은 대부분 탄광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다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안산으로 이주해 지금까지 안산에서 살아왔다.
김 씨는 "당시 재안산정선향우회 생활을 오래 하면서 광부의 귀환 프로그램을 참여했는데 기분이 새로웠다"며 "안산이 제2의 고향이라고 하지만 가니까 동창들도 있었고 그래도 고향이라는 것이 주는 느낌은 항상 따뜻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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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대거 이주
광부 가족들 가장 많이 정착한 곳 안산
40~50대 2세들 “ 강원은 마음 속 고향”
고교때 취업 위해 태백 떠난 최경석씨
향우회 활동하며 애향 장학기금 전달
김순기씨 ‘광부의 귀환’ 참여
“고향 정선서 동창들 만나 따듯함 느껴”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태백, 정선, 영월, 삼척 등 탄광지역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은 광부들만이 아니었다. 광부들의 가족들 역시 일자리와 살 곳을 찾아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이들 역시 가장 많이 이주한 곳은 안산이었다. 가족들이 미리 안산에 이주해 있던 경우도 있었고 일자리를 찾아 안산으로 간 경우도 있었다. 이제는 40, 50대가 돼 버린 광부 2세들은 입을 모아 안산이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광부 2세들은 대부분 탄광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다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안산으로 이주해 지금까지 안산에서 살아왔다. 거의 인생의 절반을 안산에서 보냈기 때문에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 마음 속에는 여전히 고향 강원도가 남아 있다.
현재 재안산강원도민회 태백시민회 총무를 맡고 있는 최경석(46)씨도 아버지가 광부였다. 최경석씨의 아버지는 한성탄광에서 15~20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40대쯤 진폐증 진단을 받았다. 당시 최경석씨는 중학생이었다. 이후 아버지는 약 10년간 근로복지공단 정선병원에서 진폐와 싸우다 숨졌다. 어렸을 때부터 탄광지역에서 자랐던 최 씨의 기억 속 태백은 ‘검은 물이 흐르고 친구들이 많았던 곳’이다. 최경석 씨는 “초등학교 때를 기억하면 탄광 물이 강으로 흘러 강물이 검은 물이었던 것으로 기억되고 또 학교에서는 오전, 오후반으로 수업을 나눠서 할 정도로 학생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랬던 태백도 최경석씨가 고등학교에 올라갔을 때쯤에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인해 무너져갔다. 그가 안산으로 오게 된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태백기계공업고등학교를 다니던 최 씨는 안산에 있는 시화공단에 취업했다.
최 씨는 “당시 학교에 안산 공단 취업 공고가 붙어 있어 학생 80%가 안산으로 많이 갔다”며 “안산은 당시에 시화공단, 반월공단이 있어 일자리가 많았고 반면 태백은 점점 일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에 지역에 남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아직도 태백시민회 활동을 하면서 태백에 대한 애정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그는 “최근에도 태백시민회 이름으로 장학기금 전달하면서 태백에 다녀왔다”며 “안산에 살면서 안산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태백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고 말했다.
정선에서 안산으로 오게 된 김순기(58)씨도 광부의 아들로 태백에서 태어나 정선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장성광업소에서 과장을 역임하다 김순기씨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정선 동원탄좌 계장으로 오면서 자연스럽게 김 씨도 정선으로 오게 됐다. 아버지는 정선 동원탄좌에서 일하다 정년퇴직을 했고 군 제대 후 1990년 11월부터 2년간 김순기씨도 자연스럽게 동원탄좌 측량계원으로 들어가 일을 하게 됐다. 석탄합리화정책은 그를 안산으로 이끌었다. 당시 정선 사북에 위치했던 대부분의 탄광들이 문을 닫았고 동원탄좌도 문을 닫는다는 얘기가 계속 돌았다. 김 씨는 폐광될 때까지 정선에 남을지, 지역을 떠날지 선택해야 했다.
김순기씨는 강원도민일보와 하이원리조트 등이 함께 마련한 ‘광부의 귀환’으로 고향 정선을 다시 찾았다. 그는 광부의 귀환에 광부 2세대로 참여했다. 김 씨는 “당시 재안산정선향우회 생활을 오래 하면서 광부의 귀환 프로그램을 참여했는데 기분이 새로웠다”며 “안산이 제2의 고향이라고 하지만 가니까 동창들도 있었고 그래도 고향이라는 것이 주는 느낌은 항상 따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호 kimj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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