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자식 보다 누나가 먼저인 남편? 아내 "존중받지 못해" [종합]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서로를 보지 않는 '노 룩(NO LOOK)' 부부가 유년시절 상처를 고백하고 깊은 대화를 나눈 끝에 갈등을 봉합했다.
3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결혼 8년 차 세 남매를 키우는 신현권, 이영신 부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번 사연은 아내의 동생인 '처제'가 상담을 신청했지만, 사실 아내 역시 사연을 신청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서로 성향이 다르고 소통이 전혀 안 돼, 남편은 오히려 처제와 장난치는 걸 좋아했다. 아내는 남편의 장난이 실없는 소리로 치부하며 무시했고, 남편은 아내에게 무슨 얘길 해도 좋은 말을 듣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아내와 대화를 꺼렸다.
더 큰 문제는 남편과 시누의 깊은 관계로 인해 아내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 남매를 "단순 누나, 남동생이 아니라 남편과 아내 사이의 공간까지 침범하는 거 같다"고 표현했다.
아내는 "저하고 할 얘기를 누나와 소통하니 저로서는 당연히 불편하고 억울하다"면서 "둘째 100일 사진 촬영할 때였다. 누나가 이사하는 상황이라고 이삿짐 나르는 걸 돕느라, 둘째 백일사진은 저랑 아이 단 둘이 찍었다. 그런데 누나는 (남편에게 이삿짐을 맡기고) 큰 아이(조카) 졸업식에 참석했더라. 그런데 남편은 저에게도 아이에게도 미안한 감정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내는 자신의 존재가 존중받지 못하고 하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게다가 남편은 누나의 연락처를 '간'이라고 저장해뒀는데, 연락처에 가장 먼저 뜨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해 경악을 자아냈다. 시시때때로 누나와 전화통화하는 모습에 아내가 질색하자 몇 번은 통화목록을 지우기까지 했다고.
남편은 누나를 각별하게 여기는 이유에 대해 대화 코드가 맞는 것도 있었지만 "가족의 영향인 거 같다. 서로 의지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복남매를 포함한 9남매 중 유일한 친남매라고. 특히나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였다.
오은영은 남편 남매의 사정을 아내가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도 "누님과 연락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 마음을 나누고 통화할 때 즐거운 대상이 아내가 아니란 게 중요 문제다"고 지적했다.
아내의 불만은 또 있었다. 남편의 술과 독박 육아에 대한 것이었다. 남편은 홀로 가게를 운영하며 바쁘게 생활했고, 아내는 세 남매를 육아하느라 바쁘게 하루를 보냈다. 가게가 끝난 후 남편은 가게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새벽 2시 반이 되어서야 집에 술을 들고 돌아왔다. 그 사이 아내는 독박육아와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 지쳐있었다.
특히나 아내가 남편의 음주를 걱정하는 것은 남편의 폭력성이었다. 아내는 "둘째가 뒤에 앉혔는데 너무 울어서 보조석으로 오겠다고 하더라. 남편이 아이를 강하게 제압하더라. 그걸 지적했더니 화를 내고 차에서 내려버리더라. 그때부터 소리가 나더라. 안방에 들어갔더니 붙박이장 문이 뜯어져있더라"고 밝혔다.
음주 후 폭력성은 남편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남편은 "화로 바뀌더라. 격해질 때도 있고. 술 먹고 아내랑 대화할 때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단둘의 술자리서 아내는 배려없는 남편을 지적했다. 자신의 공포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볍게 여기며, 남편은 정관수술은 하지 않지만 피임을 신경쓰지 않았던 것. 아내는 첫째 임신 때부터 유착을 받아 임신 자체가 위험이었지만, 남편은 "그거 한 번 잘못했다고 지금까지. 뭐 죽으라고 했냐"고 투덜댔다.
셋째 이후 정관수술을 받기로 했지만 남편은 무섭다는 이유로 피했고, 아내는 세 번의 제왕절개와 피임을 제대로 신경쓰지 않는 남편에 생명에 위협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남편은 불안감에 잠자리를 거부하는 아내에게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유착의 위험성과 아내의 불안감을 뒤늦게 VCR을 통해 알게 된 남편은 아내에게 미안해했다.
오은영은 부부의 성생활은 중요하다며, 두 사람이 가족계획에 있어 가장 중요한 피임마저도 소통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남편은 대화 후 용기내 정관수술 상담을 결심했다.
의사 상담 자리서 남편은 "그전에는 (필요성을) 몰랐다. 제 입장만 생각하게 되더라"면서 "겁도 많이 났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 내 욕구가 먼저였고 '설마 또 생기겠어?' 하는 무책임한 생각이었던 거 같다"면서 정관수술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아내는 이전에도 번복하던 남편 생각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남편을 위로하기 위한 상차림을 준비했다. 그러나 남편이 실제로 수술을 받고 왔다는 사실을 알고 끝내 눈물 보였다. 아내는 "살면서 제가 느낀 가장 큰 배려였다"고 말했다. 그런 아내를 보고 함께 눈물을 보인 남편은 "특별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이렇게 좋아해주니 '진작할 걸'. 그냥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더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편은 남에게 신체를 보인다는 사실에 "참 수치스러울 수 있는 건데, 당신은 아이 셋을 낳으며 그랬을 거 아니냐. 얼마나 (내가) 원망스러웠겠나"며 아내의 마음에 공감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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