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수, 개인 통산 두 번째 MVP…백전노장 특급 조종사 “나이 들었는지 눈물이”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으로 고공비행한 대한항공에 세터 한선수(38·사진)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대한항공의 코트 위 ‘기장’ 한선수는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끝난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는 데 기여하며 다시 한 번 챔피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V리그 최고 세터 자리를 수년째 지키고 있는 한선수는 정규시즌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안정적이면서 감각적인 절묘한 경기 조율로 현대캐피탈과 차이를 만들어 냈다. 외인 링컨 윌리엄스, 정지석, 곽승석, 임동혁 등 리그 정상급 화력이 한선수의 영리한 볼 배급과 만나면서 대한항공은 누구도 쉽게 꺾기 힘든 팀이 됐다.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가운데 23표를 얻어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주인공이 됐다.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세터가 MVP를 차지한 것은 최태웅 현 현대캐피탈 감독(2008~2009)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차례 MVP 수상은 한선수가 처음이다.
‘적장’ 최태웅 감독은 경기 뒤 적으로 만난 한선수에 대해 “한선수가 처음 우승했던 때를 기억한다. 시리즈 내내 경기력은 물론 팀을 리드하는 선수로 자리잡은 것을 보면서 V리그 최고의 세터가 맞다고 생각했다”고 엄지를 들었다.
연봉 7억5000만원, 옵션 3억3000만원을 합쳐 V리그 최고이자, 총액 10억원 몸값 시대를 연 한선수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준 가치로 왜 자신이 ‘연봉 킹’인지 증명했다. 신인이던 2007~2008시즌부터 급성장하며 2010년대에는 V리그 최고 세터 자리를 지킨 한선수는 프로 데뷔 16년차로 챔피언결정전 우승만 4회, 정규시즌 1위 6회 등 대한항공의 역사와 함께했다. 눈에 보이는 기록뿐만 아니라 맏형으로 팀이 흔들릴 때마다 승부욕을 드러내고, 동료들을 이끌며 분위기를 다잡기도 했다.
한선수는 경기 뒤 “눈물이 났는데 이제 나이가 들었나보다. 세 시즌 연속 우승인데 느낌은 매번 다르다”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는 “지금은 선수로 마무리할 때를 항상 고민한다. 배구선수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늘 감사하다”며 “상을 받을 거라곤 생각을 못했다. 배구를 오래하다 보니 상도 받는 거 같다”고 기분좋게 이야기했다.
천안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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