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의 신화’ 쓰며 지존 등극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으로 날아올랐다. 대한항공 ‘왕조’가 시작됐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의 원정경기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준 뒤 뒤집는 역전극을 연출하며 세트스코어 3-2(23-25 13-25 25-22 25-17 15-11)로 승리했다. 5전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3차전을 모두 가져간 대한항공은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 트레블(컵대회·챔피언결정전·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모두 삼성화재에 이어 V리그 통산 두 번째 역사다.
한동안 지독히도 정규리그는 물론 챔피언결정전 우승 운이 닿지 않았던 대한항공이지만, 이번 통합우승으로 명실상부한 남자배구 역사상 최고의 팀 중에 하나로 우뚝 섰다. 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통합 우승에서 대한항공보다 많은 우승을 기록한 팀은 V리그가 출범한 2005년 이후 최강자로 군림했던 삼성화재뿐이다. 삼성화재는 7번의 정규리그 1위, 8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5번의 통합 우승으로 모든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삼성화재가 몰락한 2010년대 중반 이후 치열하게 V리그 정상을 다퉈왔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간의 경쟁 구도에서 대한항공은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6회)으로 현대캐피탈(5회)을 추월했고, 4차례 우승한 챔피언결정전은 현대캐피탈과 타이를 이뤘다. 또 세 번째 통합우승으로 현대캐피탈(1회)을 압도했다.
대한항공의 최강팀 면모는 이날 코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3400명 홈 만원관중을 열광시키며 초반 무섭게 몰아친 현대캐피탈의 공세에 맞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도 무너지지 않는 힘이 있었다. 마지막 공격을 책임진 링컨 윌리엄스가 공격 성공률 65.31%로 34점을 폭발시켰고, 정지석과 곽승석이 각각 17점, 9점으로 제 몫을 해주며 대역전승으로 통합우승을 장식했다.
V리그 최고의 국내 선수들이 모인 대한항공의 강점은 꾸준한 전력에 있다. 대한항공 ‘왕조’의 첫 시작을 알린 2016~2017시즌 정규리그 1위 때나 지금이나 세터 한선수, 아웃사이드히터 자리에 정지석-곽승석 조합은 변함이 없다. 사령탑은 바뀌었지만, 선수들이 오래 맞춰가는 세월만큼 전력은 더 견고해졌다. 외인 링컨, 미들블로커 조재영과 김규민, 리베로 정성민 등 지난 시즌 우승 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아 손을 맞췄다. 한선수 뒤 백업 세터에도 유광우라는 노련한 베테랑이 버티고 있으며, 지난 시즌에 임동혁이 급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2년차 아웃사이드히터 정한용이 곽승석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워 전력을 더 두껍게 했다.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처음 최하위로 떨어졌다가 올해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른 현대캐피탈은 허수봉, 홍동선, 이현승, 박경민, 김명관 등의 리빌딩 주축인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재확인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천안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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