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우승' 토미 감독 "절대 포기 안 했다…말도 안 되는 경기"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꺾고 통합 3연패 달성

(천안=뉴스1) 안영준 기자 =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우승을 확정한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대한항공 감독이 "말도 안 되는 경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2022-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두 세트를 빼앗기며 패색이 짙었으나 엄청난 뒷심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이어 두 번째로 3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팀이 됐다. 나아가 KOVO 컵대회와 정규리그, 챔피언 결정전까지 정상에 올라 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다.

트레블은 삼성화재(2009-10시즌), GS칼텍스(2020-21시즌)에 이어 남녀부 통틀어 세 번째이며 남자부에서는 두 번째 대기록이다.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장에 들어온 틸리카이넨 감독은 "힘든 순간에도 우리 선수들은 이겨냈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말도 안 되게 마무리지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대한항공은 먼저 두 세트를 내주며 힘든 출발을 했다. 특히 홈 팀 현대캐피탈의 기세가 워낙 거세 반등을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포기하지 않았다. 3세트에서 정지석의 서브로 서서히 흐름을 바꿨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내리 두 세트를 더 따내며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3세트 시작 전)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수비나 블로킹에서 몇 개만 하면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공이 코트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늘 기회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비결을 전했다.

이날 우승으로 틸리카이넨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 최초로 2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년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기쁘게 살았다. 한국은 너무 좋고 좋은 사람들이 있다"며 성공적인 한국 생활을 자축했다.

마지막으로 우승을 한 선수들에게 한 마디를 해 달라는 질문에는 "나와 함께하는 선수들이 늘 더 성장하기를 바란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한 시즌 동안 내 말을 너무 많이 들어야 했다. 오늘은 그냥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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