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캐롯, 일단 버텨라
돌발성 난청으로 6강 PO ‘부재’
모비스 맞춤 수비에 3점슛 난조
2차전은 이정현 골밑 돌파 기대
반등이냐, 무기력한 추락이냐.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고비에 직면했다.
캐롯은 지난 2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PO 1차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71-86으로 완패했다.
이날 캐롯은 믿었던 ‘양궁농구’의 붕괴로 고전했다. 캐롯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0개 구단 최다인 평균 11.5개의 3점슛을 꽂았는데, 플레이오프 첫판에선 5개에 그쳤다.
3점슛 성공률은 13.9%로 더욱 처참해 정규리그 평균(33.0%)은 물론 최소 성공률(1월30일 서울 삼성전 15.2%)보다 낮았다.
캐롯이 현대모비스의 맞춤형 수비를 뚫지 못한 게 문제였다. 정규리그 내내 캐롯만 만나면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모비스는 적극적인 스위치 수비를 펼쳤다. 골밑의 공백을 각오하면서 장신 포워드와 센터까지 3점을 막는 데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
캐롯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그 수비까지 뚫으며 3점을 꽂는 해결사 전성현(사진)의 부재였다. 이번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날카로운 3점슛을 자랑했던 전성현은 정규리그 막바지부터 자리를 비운 상태다. 그는 달팽이관 이상에 따른 돌발성 난청을 앓고 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전성현은 전력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라면서 “(전)성현이가 없으니 상대 수비가 이정현과 디드릭 로슨에게 집중된다. 로슨이 힘들다고 하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전성현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전성현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허가 아래 지난 2일까지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다. 캐롯의 한 관계자는 “다친 직후가 아니라 즉효 가능성은 25% 정도”라며 “빠르면 6일 고양에서 열릴 3차전부터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성현이 돌아오지 못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현대모비스 수비에 꽁꽁 묶였던 이정현이 후반전에서 보여준 골밑 돌파가 해법이 될 수 있다. 상대의 스위치 수비의 빈틈을 노린 인사이드 공략으로 다시 외곽에 기회가 생기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극심한 재정난 속에서도 캐롯은 이번 시즌 내내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갈채를 받았다. 힘겹게 6강 PO에 진출한 캐롯이 마지막까지 그 의지를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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