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대는 마운드, 방망이만 춤추나
각팀 에이스급 투수 출격했지만
WBC 출전 등 영향, 대부분 난타
뷰캐넌·수아레즈·켈리도 난조
4팀은 외인 원투펀치 한 축 부상
초반 레이스는 ‘화력 대결’ 양상
국가대표 투수들이 흔들리고, 검증된 외국인 선발들도 신통찮다. 이제 2경기씩 치렀지만, 각팀 타선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 1일 개막한 2023 프로야구가 화력 대결로 뜨거운 4월을 예고하고 있다.
10개 구단에서 손꼽히는 투수들이 개막 2연전 동안 총출동했지만 리그 시작부터 불붙은 상대 방망이를 막지 못했다. 이틀 동안 10경기에서 119점이 쏟아져 나왔다. 경기당 11.9점이 나온 셈이다. 지난 시즌 개막 2연전 10경기(66득점)의 2배 가까이 점수가 났다.
1일 잠실에서 롯데와 두산은 도합 22점을 냈다. 2일에는 LG와 KT가 화력전으로 10-9, 1점 차 승부를 벌였다.
LG와 KT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돌아온 대표팀 투수 김윤식과 소형준을 각각 선발로 냈지만 결과는 조기 강판이었다. 김윤식은 1회 2실점 후 2회 무사 만루에서 내려왔고, 소형준은 2.1이닝 동안 10안타를 맞으며 9실점했다. 대구에서 삼성을 상대한 또 다른 대표팀 멤버 구창모(NC)도 4.1이닝 동안 6실점하며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이의리(KIA)가 5이닝 3실점 1자책으로 선발승을 챙겼지만 투구 내용은 좋지 못했다. 삼진 3개를 잡는 동안 사사구를 6개나 허용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할 동안 WBC에 차출되면서 많은 공을 던지지 못한 여파가 감지된다. 구속이 평소만 못했고, 제구도 흔들렸다. 1일 개막전에서 KIA 상대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김광현(SSG) 정도만 국가대표 이름값을 했다.
다년간 KBO에서 검증을 거친 외국인 에이스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 원투펀치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는 둘이 합쳐 8이닝 동안 17안타를 맞고 10실점했다. 케이시 켈리(LG)는 지난해까지 10차례 선발로 상대해 평균자책 1.80을 기록할 만큼 강했던 KT에 5.1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고 6실점으로 무너졌다. 이틀간 10개 구단에서 외국인 투수 11명이 선발로 나왔지만 무실점은 에릭 페디(NC) 1명에 그쳤고, 퀄리티스타트도 웨스 벤자민(KT), 숀 앤더슨(KIA) 2명에 불과했다.
물론 이들 투수는 컨디션만 회복한다면 정상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4월 타격전이 전망되는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개막전 자진 강판한 버치 스미스의 한화를 비롯해 두산, NC, SSG 등 4개 구단이 외국인 원투펀치 중 한 축을 부상으로 잃었다. 한동안은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안정적으로 이닝을 소화해줘야 할 외국인 선발이 이탈하면 불펜 부하는 높아지고 투수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뜨거운 4월’을 얼마나 잘 버텨내느냐가 2023시즌 초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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