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만큼 아픈 ‘속앓이’…대표팀에도 심리 전문가가 필요해
마음의 상처 입는 사례 ‘속출’
‘멘털 케어’ 장기적 대책 시급
축구는 건장한 체구의 선수들이 부딪치는 종목이다. 아무래도 몸을 다치는 부상이 많지만, 마음에 상처를 입은 선수들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는 수비수 김민재(27·나폴리)도 몸보다 마음이 걱정되는 사례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 입단한 첫해 단숨에 유럽 최고를 다투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김민재 스스로 늘어난 관심을 견뎌낼 준비가 안 된 것이 문제다. 김민재는 지난 3월 A매치가 끝난 뒤 국가대표 은퇴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스스로 번복한 것이나 선배 손흥민(토트넘)의 일상적인 글귀에 불화설을 자초해 팬들의 비판을 불렀다. 김민재가 발표한 사과문을 살펴보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한 흔적이 눈에 띈다.
축구 전문가들은 김민재가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멘털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심리 전문가와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축구 선수가 마음의 상처로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욕받이로 전락했던 수비수 장현수(알힐랄)도 멘털 관리가 필요했던 선수다. 당시 의도하지 않은 실수가 반복됐던 그는 정신적으로 흔들려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봉사활동 조작에 따른 징계로 태극마크와 부담을 동시에 내려놓은 장현수가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발돋움한 것은 멘털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직후 대한축구협회가 작성한 백서에는 축구대표팀의 멘털 관리를 책임질 심리 전문가가 거론됐다. 감수성이 예민한 여자 대표팀 선수들의 안정을 위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심리 전문가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가 동행한 것을 벤치마킹하자는 의견이었다. 아쉽게도 협회는 러시아 월드컵도, 2022년 카타르 월드컵도 심리 전문가 없이 대회를 치렀다.
축구 현장에선 지금이라도 심리 전문가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오는 7월 열리는 여자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이후에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이 순서대로 열린다. 선수들의 멘털 관리는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장기적인 안목으로 준비해야 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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