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전? 멘붕? 흔들린 김민재, 한없이 무거웠다…몸도 마음도

윤은용 기자 2023. 4. 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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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밀란전 집중력 잃은 수비, 두 차례 실점 빌미…나폴리, 0 대 4 대패
A매치 피로 누적에 인터뷰 논란 여파…감독·현지 언론 “휴식 필요해”
이탈리아 프로축구 나폴리 김민재가 3일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홈경기 AC밀란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나폴리 구단 SNS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의 핵 김민재(27·나폴리)가 소속팀 복귀 후 치른 첫 경기에서 팀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왕성한 활동량, 강력한 수비, 전방으로의 볼 공급 등 전매특허가 갑자기 사라졌다. A매치 기간에 나온 “멘털이 무너졌다”는 그의 말대로 진짜 ‘방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나폴리는 3일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세리에A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AC밀란에 0-4로 완패했다. 지난달 콜롬비아,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 2경기를 전부 풀타임 소화한 김민재는 이날 어김없이 선발로 출전했으나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후반 36분 교체됐다.

김민재는 3월 A매치 기간 때 이슈의 중심이었다.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당분간은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집중하고 싶다”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해라고 해명했으나 이어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의 SNS를 잠시 ‘언팔’하면서 대표팀 내 불화설을 키우기도 했다. 김민재는 결국 에이전시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불화설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여파가 소속팀 복귀 후에도 이어진 모습이었다. 이날 김민재의 경기력은 올시즌 최악이었다. 90% 가까운 성공률을 기록하던 패스도 이날은 84.1%에 그쳤고, 태클은 단 하나도 없었다. 공중볼 경합에서 3번 승리했고 인터셉트도 1개 있었지만, 이전 경기들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했다. 무엇보다 수비 시 때때로 집중력을 잃는 모습이 보였다. 전반 25분 상대 크로스를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AC밀란 미드필더 브라힘 디아스의 발 앞에 떨어졌고, 이게 나폴리의 2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22분에는 AC밀란 미드필더 알렉시스 살레마커스의 개인기에 농락을 당하며 4번째 실점에도 빌미가 됐다. 체력과 집중력이 무너지며 완전히 ‘붕괴’된 모습이 역력했다. 4번째 골을 내준 뒤 김민재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이를 확인한 뒤 바로 김민재를 빼주는 결단을 내렸다.

경기 후 김민재는 ‘유로 스포르트’로부터 “재앙이었다”는 혹평과 함께 평점 3점을 받았고,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첫 번째 실점은 잘못된 선택에서 시작됐다. 두 번째 실점도 실수가 있었다. 김민재는 피곤해 보였고, 차라리 휴식을 주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경기 후 “대표팀에 다녀온 일부 선수들이 힘들어 한다. 우리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늘 헌신하지만, 이 때문에 피로가 누적돼 돌아오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이날 완패에도 나폴리(승점 71점)는 2위 라치오(승점 55점)와의 격차가 16점에 달해 우승 전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AC밀란과 오는 13일과 19일 홈 앤드 어웨이로 치르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내내 무섭게 질주해온 김민재에게 시즌 후반부에 큰 시련이 찾아왔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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