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전? 멘붕? 흔들린 김민재, 한없이 무거웠다…몸도 마음도
A매치 피로 누적에 인터뷰 논란 여파…감독·현지 언론 “휴식 필요해”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의 핵 김민재(27·나폴리)가 소속팀 복귀 후 치른 첫 경기에서 팀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왕성한 활동량, 강력한 수비, 전방으로의 볼 공급 등 전매특허가 갑자기 사라졌다. A매치 기간에 나온 “멘털이 무너졌다”는 그의 말대로 진짜 ‘방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나폴리는 3일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세리에A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AC밀란에 0-4로 완패했다. 지난달 콜롬비아,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 2경기를 전부 풀타임 소화한 김민재는 이날 어김없이 선발로 출전했으나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후반 36분 교체됐다.
김민재는 3월 A매치 기간 때 이슈의 중심이었다.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당분간은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집중하고 싶다”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해라고 해명했으나 이어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의 SNS를 잠시 ‘언팔’하면서 대표팀 내 불화설을 키우기도 했다. 김민재는 결국 에이전시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불화설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여파가 소속팀 복귀 후에도 이어진 모습이었다. 이날 김민재의 경기력은 올시즌 최악이었다. 90% 가까운 성공률을 기록하던 패스도 이날은 84.1%에 그쳤고, 태클은 단 하나도 없었다. 공중볼 경합에서 3번 승리했고 인터셉트도 1개 있었지만, 이전 경기들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했다. 무엇보다 수비 시 때때로 집중력을 잃는 모습이 보였다. 전반 25분 상대 크로스를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AC밀란 미드필더 브라힘 디아스의 발 앞에 떨어졌고, 이게 나폴리의 2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22분에는 AC밀란 미드필더 알렉시스 살레마커스의 개인기에 농락을 당하며 4번째 실점에도 빌미가 됐다. 체력과 집중력이 무너지며 완전히 ‘붕괴’된 모습이 역력했다. 4번째 골을 내준 뒤 김민재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이를 확인한 뒤 바로 김민재를 빼주는 결단을 내렸다.
경기 후 김민재는 ‘유로 스포르트’로부터 “재앙이었다”는 혹평과 함께 평점 3점을 받았고,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첫 번째 실점은 잘못된 선택에서 시작됐다. 두 번째 실점도 실수가 있었다. 김민재는 피곤해 보였고, 차라리 휴식을 주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경기 후 “대표팀에 다녀온 일부 선수들이 힘들어 한다. 우리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늘 헌신하지만, 이 때문에 피로가 누적돼 돌아오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이날 완패에도 나폴리(승점 71점)는 2위 라치오(승점 55점)와의 격차가 16점에 달해 우승 전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AC밀란과 오는 13일과 19일 홈 앤드 어웨이로 치르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내내 무섭게 질주해온 김민재에게 시즌 후반부에 큰 시련이 찾아왔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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