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위업'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의 눈물 "엄청난 밤"[천안 코멘트]

박상경 2023. 4. 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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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에 새 왕조를 연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눈물을 쏟았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가진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23-25, 13-25, 25-22, 25-17, 15-11)로 이겼다.

2018~2019시즌 V리그 첫 정상에 올랐던 대한항공은 2021~2022시즌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잡으면서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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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가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대한하공 틸리카이넨 감독과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03/

[천안=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V리그에 새 왕조를 연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눈물을 쏟았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가진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23-25, 13-25, 25-22, 25-17, 15-11)로 이겼다.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했던 대한항공은 3차전까지 잡으면서 5전3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을 3차전에서 마무리 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대한항공은 통산 4번째이자 3시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2018~2019시즌 V리그 첫 정상에 올랐던 대한항공은 2021~2022시즌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잡으면서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 및 챔피언결정전 승리로 통합우승을 이뤘던 대한항공은 올 시즌에도 통합우승에 성공하면서 V리그 남자부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2005년 막을 연 V리그 남자부에서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이룬 팀은 삼성화재가 유일했다. V리그 통산 8회 우승을 자랑하지만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승리로 통합우승을 일군 것은 2011~2012,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 뿐이었다. 10여년의 세월을 건너 대한항공이 새 왕조를 탄생시켰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쏟으며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뜨거운 하루였다. 쉽지 않은 날이 될 것으로 봤는데 끝까지 버텨 이길 수 있었다. 힘든 순간에도 꿋꿋하게 걸어왔고, 결국 엄청난 밤을 만들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날 대한항공은 1, 2세트를 내줬으나 3세트 반등에 성공한 뒤 4, 5세트를 잇달아 가져가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절대 포기하지 말란 말을 했다. 서브, 블로킹 몇 개만 이뤄지면 반드시 뒤집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며 "현대캐피탈이 너무 강하게 밀어 붙었다. 그래서 더 뜨거운 경기가 될 수 있었다. 마지막 공이 떨어지기 전까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앞선 시즌과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저 올 시즌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것 같다"며 "하루하루에 집중하면서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했고, 선수들과 함께 노력했다. 그래서 이런 순간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대한항공 선수들은 원정 응원석에서 관중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면서 동료들의 우승을 바랐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그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이 코트 밖에 있는 모습을 보는 건 가슴 아픈 일"이라며 "모든 선수의 땀 한 방울이 모여 이런 값진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날 기분을 한국어로 표현해달라는 물음에 "고맙습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2년 간 한국에 있으면서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지냈다. 배구 지도자의 삶을 살면서 어느 나라에서든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대한항공 선수들의 노력과 도움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대한항공에서 일군 두 번의 통합우승을 두고는 "내 업적이라기 보다 나와 함께 배구를 하는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천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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