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왼손 박세웅'은 웃고, '오른손 구대성'은 울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개막전 시리즈에서 1승 1패를 거둔 롯데는 김유영이 떠난 불펜에 희망을 봤다.
주인공은 루키 이태연이다. 이태연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2023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신인 좌완투수다. 입당 당시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지만 개막전 시리즈 두 경기 모두 등판하며 서튼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마운드 위에서 안경을 쓰고 145km의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그는 마치 박세웅을 보는 듯했다. 신인답지 않은 투구로 김유영이 떠난 롯데 좌완 불펜에 희망이 되었고 불펜 투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태연은 지난 1일 개막전서 스트레일리에 이어 6회에 마운드에 올라와 김재환과 강승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서 프로 데뷔 첫 투구를 하는 투수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과감했다. 롯데 팬들은 이태연 이름을 환호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첫 경기에서 호투하자 서튼 감독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그를 올려 보냈다.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나균안이 7회 볼넷과 안타를 내주며 2사 1.2루 실점 위기를 맞이하자 지체 없이 이태연을 선택했다. 이태연은 초구부터 143km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시작했다. 유리한 볼 카운트로 시작한 이태연은 신성현을 3루수 플라이아웃으로 잡으며 실점 위기를 막았다.
반면, 투구폼을 바꾸고 올 시즌 새롭게 시작한 문경찬은 고개를 숙였다. 스프링캠프에서 배영수 코치에게 "예전 구대성 선배처럼 타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이 어떻겠냐'라는 조언을 듣고 구대성처럼 투구폼을 바꿨다. 공을 던지기 전 등을 타자 쪽으로 돌린 뒤 상체를 팽이처럼 팽그르르 돌리며 던진다. 팔의 각도도 떨어트렸다. '오른손 구대성'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매우 흡사하다. 타자들은 어색한 투구폼에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1일 개막 경기 10-9로 앞선 연장 11회 등판해 정수빈과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로하스에게 끝내기 3점포를 얻어맞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때 뒷문을 책임 지던 마무리 투수였던 문경찬은 투구폼까지 바꾸며 절치부심했지만 결과가 아쉬웠다. 그렇지만 이제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한편 롯데는 4일부터 인천 SSG랜드스필드에서 SSG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SSG와의 경기에서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데뷔 첫 홀드를 기록한 롯데 불펜의 루키 이태연과 투구폼을 바꾸며 새롭게 시작한 문경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