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학교에서 공부해요”…밑 빠진 독에 돈 붓는 공교육
사교육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져
작년 사교육비 10.8% 증가한 26조
학령인구 따른 교부금 조정 필요
최근 통계청과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1년새 10.8% 증가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5.1%)의 2배를 넘는 증가세다. 사교육 참여율도 78.3%로 전년보다 2.8% 포인트 올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에 더 많은 돈을 쓴다고 해서 공교육에 쓰이는 금액이 줄어든 것은 전혀 아니다. 교육부 본예산은 올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교육부 본예산은 2020년 77조3871억원, 2021년 76조4645억원, 지난해 89조6251억원에서 올해 101조9979억원으로 올라섰다. 공교육을 위한 세금 증가에다 사교육까지 이중지출로 인한 가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학업 성과는 저조하다. 2016년에서 2020년까지 교육교부금은 24% 늘었다. 반면 2016년 2%에 불과했던 중3 국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20년 6.4%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4.9%에서 13.4%로 급증했다.
공교육에 투입하는 예산이 불어나고 있지만 교육의 질이나 학생·학부모 만족도가 오히려 후퇴해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공교육 예산 증가가 공교육 수준 상향으로 이어진다는 연결고리가 깨진 셈이다. 적재적소에 예산을 투입하고 방만하게 운영되는 분야의 예산은 삭감하는 등 효율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부족한 돌봄 서비스가 사교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돌봄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공교육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맞벌이 부부가 방과 후 아이를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원 뺑뺑이’를 돌리고 있기 때문에 공교육이 돌봄 수요를 흡수하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세가 돌봄 성격이 큰 예체능 분야에서 유독 가팔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초등학생의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0.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예체능은 17.8% 뛰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계 인사는 “학령인구는 현재 인구구조상 향후 수십년간 줄어드는 수순을 밟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교원과 돌봄 인력 규모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비례해 교부금 규모를 줄이는 식의 조정 매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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