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폴크스바겐 제타 | 차체 커지고 출력 높였다…가성비 세단으로 제격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2023. 4. 3. 18: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폴크스바겐 제타. 사진 고성민 기자

폴크스바겐 준중형 세단 제타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 2022년 11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제타는 폴크스바겐이 내세우는 ‘수입차의 대중화’ 전략의 선봉에 있는 모델이다. 가격이 3232만9000원부터 시작해 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에 판매 중인 전 모델 중 가장 저렴하고, 타 브랜드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고 꼽힌다.

제타를 시승해보니 안정적인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는데, 오토 홀드(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정지해 있는 기능)와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가 옵션에서 빠진 건 아쉬웠다. 신형 제타를 타고 서울에서 인천까지 약 100㎞를 주행했다.

전면·후면 디자인 변화…고속 주행 때는 풍절음

제타는 1979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모델로, 현재 7세대까지 이어질 정도로 명맥이 길다. 2021년 국내에서 4794대가 팔려, 그해 폭스바겐코리아 내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신형 제타는 폴크스바겐그룹의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길이는 4740㎜, 폭은 1800㎜, 높이는 1465㎜다. 페이스리프트 전보다 차체가 40㎜ 길어졌다. 경쟁군과 비교했을 때 제타의 전장(차 길이)은 꽤 긴 편이다. 현대차 아반떼는 길이가 4710㎜, 기아 K3는 4645㎜다. 한 차급 위인 중형 세단 BMW3 시리즈는 4713㎜,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C200은 4755㎜다. 신형 제타는 키 175㎝ 성인이 2열에 앉아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신형 제타는 전면과 후면에서 디자인 변화가 꽤 보인다. 전면을 보면, 좌우 양쪽 LED

(발광다이오드) 헤드라이트 사이를 잇는 두 줄의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새로 적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범퍼 그릴은 좌우를 꽉 채울 정도로 커졌고, 후면도 하단 범퍼 가니시(장식)가 차폭 좌우 전체로 이어질 만큼 넓게 배치됐다. 폴크스바겐은 “전폭(차의 폭)을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소개한다. 측면은 새로운 디자인의 17인치 알로이(합금) 휠이 보인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일반적으로 파워트레인(동력계) 변화가 없을 때가 많은데, 신형 제타는 엔진도 바꿨다. 이전 모델은 1.4L 가솔린 터보 엔진, 신형 제타는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최대 토크는 25.5㎏·로 이전과 같은데, 최고 출력이 기존 150마력에서 160마력으로 10마력 높아졌다.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하며,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2초다.

신형 제타는 주행 모드에 따라 승차감이 확연히 달랐다. 노멀 모드로 놓고 주행하면 평이한 가속력으로 도로를 달린다. 추월이 필요할 때 종종 답답함이 느껴지는 평범한 준중형 세단의 모습이다. 과속방지턱이나 도로의 요철을 지날 땐 한 차급 위 세단처럼 느껴질 만큼 꽤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점은 장점이다. 동승객을 배려한 주행에 적합해 보였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가속 페달의 반응이 한층 빨라지고, 추월 구간에서도 답답함이 별로 없다. 제원보다 출력이 좋아 보이는데, 이는 1750~4000(분당 회전수)의 넓은 범위에서 최대 토크가 발현되는 특성과 비교적 가벼운 공차 중량(1416㎏) 덕분이다. 스포츠 모드에서 연료 효율이 낮아진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다. 공인 연비는 복합 14.1㎞/L이지만, 스포츠 모드로 오래 달리니 왕복 100㎞를 주행한 계기판의 연비는 11.3㎞/L를 기록하고 있었다. 신형 제타의 도심 연비는 12.3㎞/L, 고속 연비는 17.1㎞/L다.

신형 제타는 풍절음을 잘 잡아내지는 못한다. 시속 80㎞를 넘으면 풍절음이 실내에 꽤 들리고, 100㎞를 넘었을 땐 음악 소리를 크게 해야 들린다.

폴크스바겐 제타. 사진 고성민 기자

고가 수입차 수준의 기본 옵션은 인상적

신형 제타가 탑재하고 있는 옵션은 특이하다. 더 비싼 차에도 없는 몇몇 고가 옵션을 장착했는데, 오토 홀드나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 같은 기본적인 옵션은 빠져 있다.

신형 제타는 전 트림에 앞좌석 통풍·열선시트가 달렸다. 7000만~8000만원대 고가 수입차도 종종 통풍 시트를 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가운 옵션이다. 또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기본 지원한다. 더 비싼 수입차들도 유선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만 쓸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이 역시 3000만원대 수입차에선 귀한 옵션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도 기본 사양이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옵션 대부분이 들어가 있는데, 사이드미러는 전동 접이식이 아니라 차에서 내려 문을 잠그고 난 뒤 수동으로 접어야 해서 옵션 구성이 의아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토 홀드(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가 멈춰있는 기능)가 없다는 점도 아쉽다.

신형 제타는 이외 운전석 전동 및 메모리 시트, 2존 자동 에어컨, 가죽 멀티펑션 스티어링휠(운전대), 10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실내 무드 조명)를 기본 탑재했다. 신형 제타는 프리미엄과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나뉘는데, 프레스티지 트림은 파노라믹 선루프와 뒷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휠(열선 핸들)을 추가로 장착한다.

실내는 중앙에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계기판은 프리미엄 트림이 8인치, 프레스티지 트림이 10.25인치다. 신차치고는 내비게이션 화면 크기가 작고, 기어 노브(기어를 바꾸는 손잡이)와 송풍구 주변 디자인이 투박해 미래 지향적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물리적 버튼은 직관적이고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어 운전하며 조작하기엔 편했다. 신형 제타는 저공해 자동차 3종으로 분류돼 공영주차장 요금과 지하철 환승 주차장 요금, 공항주차장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제타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의 핵심 모델이자, 합리적인 가격에 독일 엔지니어링의 정수를 누릴 수 있도록 해 준 모델”이라면서 “신형 제타는 스타일리한 디자인, 효율적이고 강력해진 파워트레인, 동급 최고 수준의 편의 및 안전 사양을 탑재해 국내 세단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형 제타의 가격은 프리미엄이 3232만9000원, 프레스티지가 3586만3000원이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