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 온 손님께 고국 와인 대접… 국회 본회의장 ‘박수 세례’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정재영 2023. 4. 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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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단 마음 사로잡기’ 전방위 노력
민간委 오찬에 재계 인사 20여명 참석
최태원 “한국이 가장 아름다울 때 방문”
金의장, 유치결의문 전달 ‘깜짝 이벤트’
의회 없는 사우디 겨냥 민주주의 부각
韓총리·與野대표도 “반드시 개최” 호소
박진 “부산 없인 나도 없다” 적극 어필
재계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정부는 물론 국회도 여야 가릴 것 없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전폭 지원에 나섰다. 국회에서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한 후 본회의장에서 실사단에게 직접 전달하는 ‘깜짝 행사’도 벌어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실사를 위해 방한 중인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3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서포터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포터즈는 이날 실사단원들을 위해 특별 제작한 캐리커처를 전달했다. 남정탁 기자
◆캐리커처에 로봇으로 안내

3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현대차, LG, 포스코 등 재계의 주요인사 2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오찬사에서 “실사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제대로 먹지 않으면 생각도, 사랑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음식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실사단 여러분들께 한국 최고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오늘 오찬을 위해 스위스와 루마니아, 독일, 그리스, 영국에서 생산된 와인을 준비해봤다”며 “어느 와인이 어디 산인지는 직접 알아맞히셔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과 윤상직 2030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사무총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서울 중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제인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로봇개 4족 보행 로봇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스팟(Spot)'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최 회장은 메뉴에 각별히 신경 썼다고 한다. 준비된 와인들은 실사단의 국적을 고려해 마련된 것이다. 최 회장은 ‘먼 길 오는 손님들이 피곤한 일정에서도 향수를 느끼며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당 국가 와인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한국이 가장 아름다울 때 방문했다. 벚꽃이 만개했고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도 서울을 비춘다”면서 “아마 부산에 가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바닷바람, 바다내음이 여러분을 반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날씨 이야기에 파트리크 슈페히트 실사단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방한 중인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환영 경제인 리셉션에 참석해 부산월드엑스포 서포터들로부터 캐리커처를 선물받고 있다. 공동취재
실사단의 길 안내를 위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야외에서 실사단을 맞이한 스팟은 오찬장까지 앞장서 실사단을 안내했다. 스팟 운영은 현대차가 담당했다.

오찬에 앞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10개국 20여명으로 구성된 대한상의 글로벌 서포터즈의 이벤트가 열렸다. 이들은 실사단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셀카를 찍는 등 친근한 모습을 연출했고, 특별 제작한 캐리커처도 전달했다. 오찬에서는 환경, 인권 등 인류의 공통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WAVE)’를 알리는 홍보 영상이 시연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파트릭 슈페히트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장 및 실사단에게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정 한목소리로 지지 호소

실사단은 한덕수 국무총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고위층과 김진표 국회의장 등 여야 주요 정치인들과 릴레이 면담했다.

김 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실사단을 접견했다. 실사단이 방문한 국회 본관에는 ‘국회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김 의장은 접견 모두발언에서 “우리 국회는 다른 문제는 여야가 서로 의견을 달리해서 많이 다투지만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완전히 여야 없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지원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방청을 하고 있다(왼쪽). 국무위원들이 BIE 실사단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부산엑스포가 진행된다면 인류가 그동안 직면해왔던 가난과 고난, 그것을 극복해온 새로운 미래의 찬란한 역사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박람회가 지향하는 가치인 인류의 진보와 꿈이라고 하는 것을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드리기엔 부산엑스포가 가장 적격이라는 걸 이번 기회에 꼭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면담 이후 여야는 국회 본회의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 의장은 결의안 채택 직후 본회의를 잠시 정회하고 실사단이 방청하는 가운데 결의문을 직접 전달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대형 모래작품이 설치된 모습. 부산=연합뉴스
실사단은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본회의장을 걸어 들어와 발언대 앞에서 결의문을 전달받았다. 이는 의회가 없는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해 의회 민주주의를 실현 중인 한국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김 의장이 직접 제안했고, 여야 원내대표가 흔쾌히 받아들여 진행된 깜짝 행사였다. 실사단도 의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이날 실사단과 면담한 박 장관은 부모님이 6·25전쟁 때 부산 피난 도중 만나 결혼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부산이 없었으면 나도 없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소개했다. 박 장관은 또 한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산이 기여한 점, 한국이 달성한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영·조병욱·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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