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큰손' 한국인 잡아라 … 익일 배송·무료반품까지 등장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4. 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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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커머스 격전지 한국 ◆

3일 CJ대한통운 인천ICC 1센터에서 해외직구 상품의 통관을 위한 분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주문 이후 1~2주 소요되던 배송 기간이 최근 3~4일로 대폭 줄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국내 해외직접구매 시장은 2018년 3조원대에서 지난해 6조원 규모를 훌쩍 넘기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은 빠른 배송 확대, 국내 고객센터 개소 등 저마다 한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플랫폼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국내에 1000억원 투자를 발표하면서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먼저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고객을 위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을 초저가로 제공하는 '초이스'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단연 빠른 배송이 핵심이다. 3~5일 안에 배송되는 빠른 배송서비스와 함께 일부 지역에서는 당일·익일 배송도 된다. 이를 위해 중국 산둥성에 위치한 물류센터 외에도 추가 물류센터를 짓는다는 계획도 있다. 이미 한국 전용 물류 노선을 개설해 운영하는데 한층 더 빠른 배송을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정형권 알리바바그룹 한국 총괄 대표는 "해외직구라는 항해에 새로 합류하게 될 파트너사분들과 함께 한국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빠른 배송서비스를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 세계 해외직구 시장 중에 한국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이 고려됐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내 행보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지난해 11월 11일 중국 광군제를 즈음해 평일 기준 3일 배송을 실현했고, 일부 상품에 대해 무료 반품 서비스도 실시했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 국내 최초 고객센터를 개설해 고객 문의 응대에도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광군제 당시 국내 첫 주문 건은 37시간 만에 배송을 완료했고, 고객센터를 개설해 고객들이 한국인 상담원에게 편하게 문의했다"고 말했다.

올해 1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를 밝히기 직전에는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한 TV 광고와 옥외광고도 시작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전속 모델을 선정하고 TV 광고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동석 배우의 친숙한 이미지를 내세워 중국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한다는 의도다.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성장 중인 이커머스 '큐텐'도 지난해 한국 법인 설립 후 국내 해외직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큐텐은 지난해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을 인수한 이후 최근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을 인수했고, 위메프도 조만간 인수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티몬은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 물류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최근 '직구 전문관'을 선보였는데, 현재 직구 배송 기간을 최장 일주일까지 줄였다. 큐익스프레스는 경기 김포와 인천 영종도에 풀필먼트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큐텐은 싱가포르의 기존 2~3일에 달하던 온라인 상품 배송일을 당일 또는 익일로 바꿔내며 배송 기준을 재정립했다"며 "현재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데, 이를 통해 배송 확대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최대 이커머스 회사인 아마존은 최근 들어 자사몰의 한글판을 강화하는 등 국내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2021년 11번가 플랫폼에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현재 평균 배송일은 4~8일이다. 미국에서 출발하는 상품 중 가장 빠른 배송 기간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5000만개 이상의 디지털·패션·뷰티·리빙·도서 카테고리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 스토어의 상품 1000만개 이상이 새로 업데이트됐다.

글로벌 이커머스의 참전으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들의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이나 한진 등 국내 1·2위 물류 사업자인 이들 회사에는 호재다. 2021년 아마존은 11번가와 협업할 당시 국내 택배배송 파트너로 한진과 손잡았고, 지난해에는 CJ대한통운과 추가 계약했다. 현재 아마존의 배송 관련 연락처로 전화를 걸면 CJ대한통운의 인천국제특송센터로 연결된다.

CJ대한통운은 "일부 상품은 한국 소비자가 미국 기준 오후 1시까지 주문할 경우 이르면 3일 안에 집 앞에 도착한다"며 "미국에서 비행기로 출발한 상품이 심야나 새벽까지 도착하면 바로 허브 터미널로 보내 분류한 뒤 당일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도착하는 알리익스프레스 상품 배송도 CJ대한통운의 몫이다. 3~5일 도착 보장과 함께 주말에도 해외직구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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