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자녀 특공' 나와도 … 수도권 외곽만 당첨

연규욱 기자(Qyon@mk.co.kr) 2023. 4. 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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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공공분양 30곳 대상
시뮬해보니 7곳만 효과 봐
서울 가까운 곳 당첨 불가
"다자녀특공 공급 더 늘려야"
정부가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자녀 2명만 돼도 다자녀 특별공급 자격을 주기로 했지만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하남 감일지구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2자녀 가구에도 다자녀 특별공급에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자녀 특공은 공급물량이 적어 입지가 우수한 단지는 3자녀 가구만으로도 경쟁이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입지의 단지는 어차피 모든 유형에서 미달이 나고 있어 다자녀 특공 기회를 확대하는 게 무색해진다는 분석이다.

3일 매일경제는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전국 모든 공공분양주택(30개 단지)의 청약 접수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다자녀 기준 완화를 대입해봤다. 이 중 2자녀 가구가 다자녀 특공에 신청했을 때 당첨될 가능성이 생기는 단지는 7개(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해당하는 단지는 일반공급과 특별공급 등 다른 유형에선 청약 경쟁률이 1대1을 넘었는데, 유독 다자녀 특공만 미달이 난 곳이다. 만약 일반공급이나 신혼부부(또는 생애최초) 특공을 지원한 2자녀 가구가 이 단지에서 다자녀 특공에 지원했다면 가점에 따라 당첨될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같은 단지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수도권 외곽에 몰려 있었다. 시흥 장현(A-7블록), 양주 회천(A21·A18), 파주 운정3(A16·17), 인천 영종(A10) 등으로 현 수도권 공공택지 중에서도 선호도가 낮은 곳이다. 2022년 이후 공급된 8개 단지 중엔 파주 운정3(A16)이 유일하게 2자녀 가구가 다자녀 특공을 노려볼 수 있는 단지였다.

총 30개 단지 중 다수인 14개 단지는 다자녀 특공에서 미달이 발생했지만 △생애최초 특공 △신혼부부 특공 △일반공급(1순위)에서도 역시 미달이 난 곳이다. 2자녀 가구가 다자녀 특공이 아닌 다른 어느 유형에 지원했어도 당첨됐을 단지다. 굳이 다자녀 기준 완화가 필요하지 않았을 곳인 셈이다. 동두천 송내 S1블록(2020년 6월), 평택 고덕 A-39블록(7월), 충주 호암 A-1블록(9월), 의정부 고산 S3블록(2021년 1월), 안성 아양 B-1블록(7월), 익산 평화 1블록(2022년 7월), 양주 옥정 A-4(1)블록(8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중 대다수 단지는 특공 미달 물량이 일반공급으로 전환됐으나, 일반공급에서도 2순위까지 미달이 돼 결국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다.

나머지 9개 단지는 공급물량보다 청약 건수가 많아 3자녀 가구만으로 다자녀 특공이 마감된 곳이다. 성남 고등 S-3블록(2020년 1월), 하남 감일 B1블록(8월), 위례 A3-3a블록(10월), 고양 지축 B1블록(2021년 9월) 등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곳에선 대부분 다자녀 특공 등 모든 유형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 검단 AA13-1·2블록(2021년 9월)과 파주 운정3 A23블록(2022년 8월) 등 수도권 외곽 단지에서도 다자녀 특공이 마감된 단지가 일부 있었으나, 이들은 각각 검단연장선 101역(GTX-D 추진)과 GTX-A의 시발역인 운정역과 가장 가까운 공공분양 아파트라는 특징이 있다.

다자녀 특공은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발한다. 자녀 수, 특히 영유아 자녀 수가 많을수록 가점이 높아지는 구조다. 2자녀 가구가 다자녀 특공 자격을 얻는다고 해도 3자녀 가구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경쟁률이 높았던 이들 9개 단지에선 2자녀 가구가 다자녀 특공에서 절대 당첨될 수 없었던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2자녀 가구에 혜택을 주려면 다자녀 특공 물량(현 10%) 확대나 추가 금융지원을 병행해야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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