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유통 나라셀라, 공모가 거품 논란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3. 4. 3. 17: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희망가 PER 16~19배
주류대표 롯데칠성보다 높아

칠레 대표 와인 '몬테스' 수입사로 알려진 나라셀라가 국내 와인업계 최초로 오는 5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다만 공모가격 산정 과정에서 주가 수준이 높은 해외 기업들을 대거 비교 기업으로 포함시켜 공모가 거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나라셀라 공모 희망 가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대 30%가 넘는 할인율 적용에도 불구하고 16~19배 수준으로, 국내 대표 주류 기업인 롯데칠성(PER 약 12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3일 나라셀라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롯데칠성·하이트진로·페르노리카·LVMH·로랑-페리에·브랑켄 폼메리 모노폴·아드비니·마시 아그리콜라·덕혼 등 국내외 9개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해 PER 비교 방식으로 공모가격을 산정했다.

이에 대해 평균 PER이 25배인 해외 상장기업 7곳을 포함시켜 공모 희망 가격 범위가 너무 높게 형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가 산정에 사용된 국내 기업 롯데칠성(11.9배)과 하이트진로(18.7배)의 평균 PER은 15배에 불과하다. 나라셀라는 9개 기업의 전체 평균 PER 23배에서 18~31%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 희망 밴드를 하단 2만2000원, 상단 2만6000원으로 설정했다. 공모가 하단 기준 PER 15.9배, 상단 기준 PER 18.8배로 할인율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비교 기업의 주가 수준보다 더 높다.

나라셀라 측은 국내에서는 첫 와인 상장사이다 보니 마땅한 비교 기업이 없어 해외 기업들을 많이 포함시켰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개별 기업의 가치와 별개로 미국·유럽 증시는 국내 증시보다 통상 주가 수준이 높다. 외국 기업들 위주로 PER을 비교해 국내 상장기업의 공모가를 산정할 경우 자연스럽게 고평가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앞서 2021년 게임회사 크래프톤이 미국에 상장된 디즈니(당시 PER 88배)를 비교 기업에 넣는 방식으로 공모가격을 책정했으나 결국 투자자 손실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나라셀라는 14~17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20~21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승철 나라셀라 회장은 "공모 희망 가격은 상장 주관사(신영증권)와 심혈을 기울여 산정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공모가 산정 비교 기업 등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1990년 설립된 나라셀라는 몬테스를 비롯해 케이머스, 덕혼, 부샤르 페르 피스, 루피노, 킴 크로퍼드 등 120여 개 브랜드에서 500여 종의 와인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1071억원, 영업이익 119억원, 당기순이익 89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공모 희망 가격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6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최재원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