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기습 감산’ 발표에 놀란 시장···원·달러 환율 15원 급등 마감
산유국들의 기습적으로 원유 감산 계획 발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15원 가까이 급등하고, 코스피도 하락 마감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6원 오른 달러당 1316.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3원 오른 1306.2원에 출발한 뒤 장중 1321.1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다만 환율이 1320원을 돌파한 이후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대량 출회하면서 환율 상승폭을 일부 반납한 채 마감했다.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산유국들이 예고에 없던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8% 급등해 배럴당 81달러를 웃돌았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원유가격 하락이 그동안 상품물가 안정화에 기여해 왔었기 때문에, 유가 상승으로 물가오름세가 되돌려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져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달러화를 강세로 이끈다. 한국으로서는 무역적자 확대 우려도 커지는데 이경우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늘어 달러 강세가 심화될 수 있다.
이날 유가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4.52포인트(0.18%) 내린 2472.3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551억원, 기관은 3418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478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코스닥은 전장보다 7.44포인트(0.88%) 오른 854.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급등이 외국인 수급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됐다”며 “2차전지 관련 대형주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기관 중심으로 반도체 대형주를 순매도한 것이 코스피 약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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