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위기 때마다 '소방수' 61살된 캠코…빚더미 딛고 '새출발' 돕는다

한유주 기자 2023. 4. 3. 16: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부실채권정리기관' 출범…위기 때 마다 '소방수' 자처
배드뱅크 운영 노하우로 '새출발기금' 운영
지난해 10월4일 새출발기금 출범식에서 권남주 캠코 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캠코 제공)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IMF 외환위기,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국가 위기 때마다 '소방수'를 자처하며 위기극복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올해 창립 61주년을 맞았다.

캠코는 '위기 해결사' 역할을 넘어, 과도한 빚 상환에 시름하는 국민과 기업의 '새출발'을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공적자산관리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부실채권 정리로 국가경제 지키다"

캠코는 1962년 '사업을 번성하게 한다'는 뜻의 성업공사로 출범했다. 당시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한시적으로 출범한 캠코는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며 일반 금융회사로 업무범위를 늘린다. 이에 기업의 부실경영과 금융권의 연체대출금에 대한 보전·추심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발발로 캠코는 중책을 맡게됐다.

당시 한보그룹 부도를 시작으로 대기업이 연이어 부도처리되며 금융회사의 부실규모가 급속히 증가했다. 10조원의 부실채권 정리기금을 운용하는 전담기구로 재출범한 캠코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총 39조2221억원을 투입해 180여개 금융회사, 총 111조6497억원 규모의 금융회사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캠코가 인수한 부실채권은 금융시장의 조기안정을 지원했다. '국민 부담 최소화' 원칙하에 이뤄진 지원으로 투입 금액 대비 122.6%의 회수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는 캠코의 선진 금융기법이 한 몫했다. 캠코는 부실채권 채무조정, 국제입찰, 자산유동화증권(ARS) 발행 및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합작투자회자 설립 등 선진적인 정리방식을 다수 도입했다.

당시 국내 최초로 도입된 '무담보채권 채무자의 재기를 돕는 채무조정제도'는 공적·사적 신용회복지원제도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카드대란…"개인부실에서 가계경제를 지키다"

2000년대 초반 들어 가입자의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이 성행했다. 과잉소비는 과도한 카드 빚으로 이어졌고 결국 신용불량자를 대거 양상한 '카드대란 사태'로 촉발됐다.

캠코는 당시 채무 미상환으로 부실위기에 처한 신용카드사의 부실채권 6조4602억원 가량을 인수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신용카드사에 숨통을 트여주고 상환이 어려운 채무불이행자에게는 신용회복의 기회를 제공했다.

갖은 노력에도 신용불량자 증가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배드뱅크의 일종인 '한마음금융' 설립을 추진했다. 캠코가 운영을 맡은 한마음금융은 금융회사의 기존대출을 저금리의 새로운 대출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전국 620여개 금융회사가 참여해 6개월간 18만4000건의 대출을 성공적으로 지원했다.

한마음금융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선 공동추심 프로그램 배드뱅크인 '희망모아'가 설립됐다. 희망모아는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채무자의 다중채무를 한 곳에 집중해 회수하는 공동추심 프로그램이었다. 약 64만명의 채무자가 채무조정을 통해 신용을 회복하고 개별 추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두 차례의 배드뱅크 운영 경험 '국민행복기금'의 토대되다

캠코는 배드뱅크를 두 차례 운영하며 터득한 노하우로 금융취약계층 신용회복 지원을 본격화했다.

2008년 신용회복기금, 2013년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금융회사의 연체채권을 매입하고 채무조정을 시행했다. 고금리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 취업을 지원하는 '행복잡(Job)이' 프로그램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나갔다.

특히 대부업체에서 높은 금리로 받은 대출을 캠코의 신용보증으로 제도권 금융회사의 저금리대출로 전환한 사업은 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새출발기금'으로 재부상…소상공인·자영업자 재기에 앞장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시작으로 한마음금융, 희망모아, 신용회복기금, 국민행복기금에 이르기까지 캠코의 지원을 받은 사람만 288만여 명에 달한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는 가운데 캠코는 '새출발기금'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새출발기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에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채무조정 지원프로그램이다.

대출 채권이 여러 차례 반복 매각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추심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보호하고, 궁극적으론 경제적 새출발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영업 회복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고, 차주의 상환 능력에 맞게 채무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새출발기금은 개인회생 파산 등 기존 공적 채무조정제도에서 다루지 못했던 소상공인·자영업자에 특화된 지원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담보·보증·신용 등 모든 대출형태를 지원함으로써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종합 신용회복 프로그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권남주 캠코 사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날로 고조되며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기 지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캠코는 공사 창립 이래 61년간 쌓아온 가계 재기지원 노하우를 바탕으로 취약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새출발을 적극 도와 정부정책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wh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