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종목 별로야? 그럼 빼”...개인 액티브 펀드매니저 시대 열렸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4. 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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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이 ‘액티브 펀드매니저’로서 나만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 수 있는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증권·운용사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기존엔 이미 만들어진 지수를 추종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개별 투자자별로 자신의 필요와 철학에 따라 포트폴리오 편집이 가능하게 됐다.

3일 KB자산운용은 4월 말부터 비대면 자문 솔루션 서비스인 ‘MY PORT’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다이렉트 인덱싱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자별 투자 성향, 생애 주기에 적합한 나만의 ETF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자산운용 트렌드다. 올 초엔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개인별 맞춤형 지수를 만들 수 있는 ‘NH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출시했다.

다이렉트 인덱싱의 가장 큰 장점은 초개인화 시대에 맞춰 투자자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편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에 코스닥 종목을 결합하거나 일부 종목을 제외할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지배구조 등급 등의 조건을 기준으로 걸러낸 종목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짤 수도 있다. 포트폴리오 편집은 조만간 미국 증시 지수에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금융주를 제외하는 식이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 다이렉트 인덱싱은 새로운 패시브 투자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 정보 측면에선 AI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의 테마를 알려주고 관련된 투자 종목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특히 KB자산운용은 ’대가들의 투자전략‘을 참고해 개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내놓는다.

또 기존 뮤추얼펀드의 경우 월간으로 성과 및 구성종목 파악이 가능했다. 하지만 다이렉트 인덱싱을 통하면 개별 투자자가 직접 본인의 계좌 보유 내역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평균 수수료도 ETF 및 뮤추얼 펀드 대비 낮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의 평균 수수료 상단은 0.35%로 ETF(0.5%), 뮤추얼펀드(1.5%) 대비 저렴했다.

다만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선 수수료가 발생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0.5%의 자문 수수료가 있다. KB자산운용은 수수료 수준에 대해 현재 내부 검토 중이다. 개인의 투자 자율성이 높아지지만 기존 패시브 투자 대비 성과가 절대적으로 좋았던 것도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액티브 전략을 사용하면 뮤추얼펀드의 90%가 시장 대비 수익률이 낮았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최근 15년 동안 S&P500지수 대비 손실을 기록한 액티브 펀드의 비중은 89%에 달했다.

블랙록, 뱅가드, 찰스 슈와브 등 글로벌 금융투자사들도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올리버와이먼은 미국의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 규모가 2018년 185조원에서 2025년 21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미국의 찰스 슈와브는 “다이렉트 인덱싱을 활용하면 포트폴리오 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기존 ETF의 경우 개별 종목에 대한 통제권이 없지만 맞춤형 인덱싱을 사용하면 특정 변수 내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ETF닷컴도 “예를 들어 인덱스 펀드에서 미국의 가장 큰 5개 석유 회사를 제외해 나만의 맞춤형 환경·책임·투명경영(ESG) 펀드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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