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4조 적자설’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대응 방안 촉각

최지희 기자 2023. 4. 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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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논의 이어가는 삼성
업계 안팎선 감산 발표 가능성 제기
“적극적 감산 안 하면 하강 국면 장기화”
“‘비감산’ 고수에 따른 점유율 상승 효과 미미”
일각에선 “경쟁사 따돌릴 기회”
메모리 세계 3위 마이크론은 추가 감산 언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올 1분기에 4조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고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상반기 적자 규모를 더 키우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감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감산’ 방침을 유지하는 게 경쟁사 추격을 따돌려 실익이 더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오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발표와 이달 말 컨퍼런스콜을 앞두고 감산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출하량이 모두 예상보다 부진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 규모는 4조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1분기 메모리 재고 수준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한 것으로 예측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버티기 전략을 철회하고 감산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3대 메모리 기업 중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지난해 3분기부터 감산을 공표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감산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앞서 시장은 메모리 부문 실적이 크게 악화한 지난해 4분기 감산 발표를 예상했으나, 삼성전자는 당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설투자(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인위적 감산은 안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대신 생산라인 최적화(장비 재배치) 등을 통한 간접적인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1분기 D램 생산량은 8~9%가량 줄어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이 감산 골든타임”이라며 “삼성전자가 지금 추가 감산을 하지 않으면 다운턴(하강 국면)이 3개 분기 이상 장기화하고, 비감산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업계 재고 수준이 높아 삼성이 점유율을 많이 늘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위 연구원은 “따라서 여전히 삼성전자의 감산은 필요하다고 보며, 빠르면 1분기 실적발표, 늦어도 4분기 실적발표 전까지는 감산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D램 업황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자산 급증”이라며 “지난해 출하 대비 생산이 지나치게 높았고, 수요도 부진해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변수는 공급 전략”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은 늦은 감이 있지만 마이너스 생산 빗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공급 전략의 변화가 기대되며 감산 규모는 업계 수준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감산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아 수요 회복 시까지 버티기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을 단행한다고 해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DDR4 재고는 수요가 회복되기 전엔 줄지 않는다”며 “D램은 재고자산평가손실을 감안해도 현금 비용 도달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번 하강 국면이 경쟁사 체력을 약화해 추격을 따돌릴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실적 발표에서 추가적인 공급 조절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빠르게 감산을 선언한 마이크론은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2023년도 회계연도 2분기(작년 12월~올해 2월)에 재고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추가 감산 필요성을 언급했다. 현재 웨이퍼(반도체 기판) 팹(공장) 가동률은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여전히 자체 재고 감소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 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까지 낮은 가동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수요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재고와 수요 상황에 따라 가동률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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