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나도 갇혀봐서 아는데”…서포터, 버스 가로막기의 그늘
“저도 옛날에 1시간 40분 갇혀봤어요. 너무 과하지 않나 싶어요. 즐길 수 있는 문화로 가야죠.”
프로축구 K리그1 강원 FC의 최용수 감독이 10년도 더 지난 과거 일을 떠올리며 일부 서포터의 버스 가로막기를 비판했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 2일 수원 삼성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2012년 FC 서울 감독 시절 라이벌 수원과의 경기에서 진 뒤 버스 가로막기를 당했던 일을 떠올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라이벌 매치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면서 성장했지만, 심리적 압박이 상당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최근 수원을 비롯해 전북 현대의 일부 팬이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감독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은 회피해서는 안 되겠지만, 지도자도 인격체”라면서 “조금만 기다려주고 신뢰를 보내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 팀 감독이지만, 버스 가로막기로 상처받았을 이병근 수원 감독을 만나 위로했다고 밝혔다.
이병근 수원 감독은 “A매치 휴식기 감독 간담회에서 최 감독님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는 법 등 여러 가지 얘기를 해줘서 많이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야유를 보내는 팬도 있지만, 오픈 트레이닝 때 선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분도 만나 힘이 됐다”고 말했다.
팬들의 압박은 꼭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에 오히려 팬들이 원하는 재미있는 경기가 나오지 않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일단 골을 안 먹겠다고 수비 지향적으로 전술 운용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격적이고 과감한 전술 운용이 나와야 하는데 (팬들이)격한 항의를 하게 되면 선수나 감독은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최용수 감독도 선제골을 넣고도 무승부에 그쳤던 포항 스틸러스와의 직전 경기를 복기하면서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오히려 승리에 방해가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상대는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절대 뒤로 라인을 내리지 말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첫 승에 대한 조급함 때문에 점점 물러서다가 실점을 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반 막판 수원의 바사니의 골이 나오기 전까지 두 팀 모두 섣불리 수비 라인을 올리지 않으면서 수비에 중점을 둔 경기를 펼쳤다. 후반전 1-1 동점이 된 이후부터는 경기가 과열됐고, 볼경합 과정 이후 일부 선수들이 서로 몸을 밀치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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