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 수장 “바흐무트 법적 점령”···우크라 “완전 함락 아냐, 방어 중”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 그룹이 바흐무트 시내 중심지 행정 청사를 함락해 도시를 ‘법적으로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가 러시아에 완전히 함락된 것은 아니며, 여전히 도시를 사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바흐무트를 법적인 의미에서 점령했다”며 “이제 적(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서쪽에 몰려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폭발물이 터져 숨진 친푸틴 성향의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의 이름이 새겨진 러시아 국기를 들어 보이며 “시청과 도시 중심지를 점령한 부대 지휘관들이 그곳에 이 국기를 꽂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규군과 대립각을 세워온 그는 “바흐무트를 점령한 것은 와그너 그룹”이라고 강조하면서 “법적 의미에서 이곳은 우리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와그너 그룹은 도시 전체가 아니라 시내 중심가의 시청 등 행정부 건물을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바흐무트는 도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바흐무트카강을 기준으로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뉘는데, 행정 중심가는 강 서안에 있다.
와그너 그룹은 그간 바흐무트를 북쪽, 동쪽, 남쪽 등 3면으로 에워싸며 압박해 왔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8일 바흐무트 동쪽 지역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바흐무트의 7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프리고진이 영상이 공개되자 “적군이 도시를 점령하려 했지만 20번 이상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도시가 완전히 함락되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야간 영상 연설에서 바흐무트와 주변 마을 마린카, 아드비브카에서 싸우고 있는 군인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특히 바흐무트가 뜨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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