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따라 투자전략 짜볼까…KB운용, 다이렉트인덱싱 '첫선' 

김기훈 2023. 4. 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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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은 'MYPORT'…내가 만드는 포트폴리오
알고리즘 넘어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대

초개인화 투자 바람을 타고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다이렉트인덱싱(Direct Indexing)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MYPORT'라는 이름의 다이렉트인덱싱 솔루션을 내놨다.

기존에 타사들이 출시한 서비스보다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을 좀 더 세분화한 것은 물론 유명 투자 대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따라 전략을 짤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픽=비즈워치

KB자산운용은 오는 4월 말부터 증권사를 통한 비대면 자문솔루션을 시작으로 다이렉트인덱싱 MYPORT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한다고 3일 밝혔다. 비스포크 인덱싱이라고도 하는 다이렉트 인덱싱은 투자자 개개인의 현재 상황과 투자 성향, 가치관 등 각종 정보를 반영해 개인 맞춤형 지수를 만들고, 이를 구성하는 개별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투자 기법이다. 

KB운용은 "지난해 9월 다이렉트인덱싱 사업 진출을 결정한 뒤 6개월간 인공지능 투자공학 박사와 금융공학 박사 등 자체 펀드매니저들의 운용경험과 역량을 내재화해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MYPORT라는 명칭은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내가 만드는 포트폴리오라는 직관적이면서도 친숙한 뜻이다. 이와 함께 '당신의 맞춤형 투자솔루션 MYPORT'이라는 슬로건도 만들었다.

MYPORT 이용자는 매주 인공지능(AI)가 글로벌 시장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알려주는 이슈 테마와 해당 테마와 관련한 국내 투자 포트폴리오를 받을 수 있다. 이달 도입되는 1단계 솔루션은 국내지수에 한해, 연내 해외지수까지 확장된 2단계 솔루션도 제공될 예정이다.

투자 대상 종목은 다양한 7가지의 유니버스(코스피 전체, 코스닥 전체, 코스피200, 코스닥150, KRX300, 코스피+코스닥, 코스피200+코스닥150+KRX300) 중 국내 상장된 모든 주식을 분석 대상으로 한다. KBSTAR 상장지수펀드(ETF)를 대상으로 개인의 투자선호를 반영한 포트폴리오 편집이 가능해 '나만의 ETF' 개념의 투자가 가능하다.

MYPORT 솔루션에서는 '전략 선택', '전략 편집', '전략 설정', '전략 상세', '투자 결정'의 5단계를 거쳐 개인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전략 선택 시 사전에 만들어진 테마와 업종, 대가들의 투자전략 등을 활용하거나 '나만의 전략만들기' 옵션을 선택해 기본지수(코스피, 코스닥 등) 외 다양한 콘셉트를 활용한 투자를 할 수 있다.

대가들의 투자전략을 선택한다면 글로벌 대가 15명의 전략을 고른 뒤 투자 기준 팩터 스타일별로 편집해 나만의 전략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 

전략 편집 단계에서는 개인들의 투자지식에 따라 사전에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투자하는 '프리셋(Pre-set) 투자', 투자 기준 팩터 스타일(가치, 성장, 배당, 퀄리티 등 9개)을 가미한 '간편 투자', 계량분석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투자기준을 적용한 전문가급의 '프로(PRO) 투자'(250여개의 개별 투자 기준 다중 선택)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본인의 투자 지식에 맞게 투자할 수 있다.

전략 설정 시에는 개인별 투자 성향 및 선호도를 반영해 투자 금액, 최적화 옵션, 리밸런싱 주기, 시뮬레이션 시작일 등을 선택한 후 종목을 제외하거나 재편입할 수 있다. 

전략 상세는 테스트 결과를 통해 과거 3년 이상 상세한 분석을 제공하고 모의 투자 이후 일별, 누적 수익률의 성과분석도 해준다. 이를 통해 내가 만든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그래프로 한눈에 볼 수 있고 수익 분석 및 섹터, 업종 구성 및 종목 구성, 리밸런싱 내역 등도 확인 가능하다. 내 전략과 기초전략, 지수(코스피 등)를 비교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 결정 단계에선 개인이 완성한 포트폴리오를 보관함에 저장하거나 모의투자 혹은 투자 계약까지 진행할 수 있다.

/자료=KB자산운용

김홍곤 KB운용 인덱스퀀트본부장은 "MYPORT는 알고리즘 형태를 넘어 초고도 리서치 자료와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고객 수익률 제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다이렉트인덱싱은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에선 개인 맞춤형 상품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에 따르면 미국 내 다이렉트인덱싱 시장 규모는 △2018년 185조원 △2019년 385조원 △2020년 500조원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으며 2025년에는 2150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인수합병(M&A)에 나서지 않던 글로벌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지난 2021년 7월 세금관리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업체인 저스트인베스트를 인수한 것이나 이보다 앞선 2020년 1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아페리오를 인수한 것은 다이렉트인덱싱의 성장세를 염두에 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김기훈 (core8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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