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제출한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 받았다고 상한가?… “감사의견과 기업가치 무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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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뒤늦게 '적정' 의견을 받은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정 감사의견은 당장 해당 기업의 회계적 불확실성이 없다는 의미일 뿐, 그 자체로 기업 가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감사의견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감사보고서를 늑장 제출하진 않았지만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는 이유로 다음날 주가가 급등한 기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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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뒤늦게 ‘적정’ 의견을 받은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정 감사의견은 당장 해당 기업의 회계적 불확실성이 없다는 의미일 뿐, 그 자체로 기업 가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감사의견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29일 코스닥 상장사 카나리아바이오는 법정제출기한(23일)보다 약 일주일 늦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30일 카나리아바이오 주가는 29.98% 오르며 단번에 상한가를 기록해 장을 마쳤다. 이후 31일도 개장 직후 28% 올랐다가 상승 폭을 반납하며 전일 대비 소폭 올라 마감했다.
알에프세미도 마찬가지다. 알에프세미는 30일 감사의견 ‘적정’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다음 날인 31일 29.84%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비보존제약도 법정제출기한(22일)을 6일 넘긴 28일 ‘적정’ 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고, 다음날 비보존제약의 시초가는 전일 종가 대비 19% 오른 1200원에 형성됐고 결국 11% 상승 마감했다.
감사보고서를 늑장 제출하진 않았지만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는 이유로 다음날 주가가 급등한 기업도 있다. 디와이디, 수성샐바시온 등은 전날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것 외에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는데도 장 초반 10% 안팎 급등했다. 다만 두 종목 모두 오후 중 상승 폭을 반납하며 전일 대비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는 이유로 해당 기업에 투심이 몰리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적정 감사의견을 받는 것과 기업 가치 상승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한 회계법인의 회계사는 “감사의견 적정은 해당 기업이 향후 1년간 계속 기업 가정(경영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기업임을 가정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공인해주는 것일 뿐, 향후 기업의 성장성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또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진 기업의 경우 결과적으로 재무적 부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감사 과정에서 회계상 문제가 될 수 있는 불분명한 점이 발견됐고, 이에 따라 추가 자료가 필요해지면서 감사 기간이 길어지며 제출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자회사 등이 없는 소규모 기업의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졌다면 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기업의 경우 자회사의 결산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불가피하게 감사 시간이 늘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소규모 기업의 경우 감사 과정에서 기업 내부적으로 불확실성이 생겨 이를 해소하느라 감사 시간이 늘어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권세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감사보고서를 늑장 제출했다고 무조건 회계적 문제가 생긴 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지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감사에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의 감사보고서 제출이 왜 늦어졌는지 제대로 알 길이 없기 때문에, 특히 주가 변동성이 크고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기업에 투자할 때는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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