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등에 올라탄 행동주의 펀드…올 주총도 고전했지만 가능성을 봤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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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주총회 시즌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대거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실제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주주제안이 부결된 일부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거나 지분 매입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등 행동주의 펀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행동주의 펀드 활동에 급등했던 주가가 주주제안 부결로 급락하는 등 일부 회사에선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다만, 일각에선 주가 부양이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성과가 아닌 지분매입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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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지난달 주주총회 시즌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대거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실제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주주제안이 부결된 일부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거나 지분 매입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등 행동주의 펀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를 포함해 12월 결산 법인에 대한 주주제안은 올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8개사(코스피, 코스닥 합산)가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올해에는 44개사에서 안건 상정이 이뤄졌다.
주주제안이 통과되는 사례는 소수에 그쳤다. 44개사 중 9개사만이 주주제안 안건을 가결했다. 행동주의펀드가 제안한 9개사 중에서도 3개사(남양유업, 에스엠, 한국알콜)만이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는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위원 선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표결장벽’의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감사 선임은 상법에 따라 대주주라 할지라도 의결권을 3%까지만 행사할 수 있어 표 대결에서 비교적 승산이 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남양유업 주총에서 자사주 매입, 액면분할 등을 가결시키는 데는 실패했으나 감사 선임에는 성공했다. 한국알콜에 대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당 500원 배당 안건 또한 부결됐으나 감사 선임에서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행동주의 펀드 활동에 급등했던 주가가 주주제안 부결로 급락하는 등 일부 회사에선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KT&G는 지난 1월 25일 주가가 9만6400원까지 크게 뛰었지만, 주총 이후 12% 넘게 하락한 8만3900원까지 내려앉았다. BYC는 주총 당일과 그다음 거래일 각각 1.56%, 7.82% 하락했다. KISCO홀딩스 역시 주총 당일 6.44%, 그 다음 거래일 4.21% 하락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올해 들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SM)와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에 개입해 주가를 부양한 바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에스엠이 맺은 계약을 지적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에 불을 지폈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 경쟁이 더해지면서 에스엠 주가는 장중 16만원을 돌파했다.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제도를 문제 삼아 최대 주주 용퇴와 전문경영인제도를 요구했다. 이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 컨소시엄에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매입했다. 컨소시엄이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를 위해 주당 19만원에 두 번째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주가는 18만8500원까지 뛰어올랐다.
최근 KCGI가 경영권 영향을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DB하이텍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24일부터 나흘간 총 2242억원 규모의 기관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후 KCGI가 지분매입을 공식화하면서 31일 주가는 18.33% 상승했다.
다만, 일각에선 주가 부양이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성과가 아닌 지분매입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이 아니라 수익률이 높았던 행동주의 캠페인 몇 건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수익률이 특별히 높았던 행동주의 펀드 캠페인은 지분매입 경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업을 대상으로 매우 유사한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하더라도 지분 경쟁 여부가 주가 수익률을 좌우한 경우가 있다”며 “수익률을 좌우하는 것은 행동주의가 아니라 지분 매입 경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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