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더 어려운 게 남았다”… SK이노베이션 투자 전 점검할 것

연선옥 기자 2023. 4. 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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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SK이노베이션 주가를 짓누르던 '물적분할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상장과 관련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 상장 관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주가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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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상장 관련 주주환원 정책 긍정적” 평가
“주가 방향은 SK온 수익성 회복 속도가 결정”

그동안 SK이노베이션 주가를 짓누르던 ‘물적분할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상장과 관련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과거 LG화학이 ‘알짜’ LG에너지솔루션을 떼내 상장하면서 모(母)회사 LG화학 주가가 급락했던 상황을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겪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 상장 관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주가가 급등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시가총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주식을 공개매수한 뒤 취득한 주식은 소각하고,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들에게 현금이 아닌 SK온 주식을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SK온을 상장하기에 앞서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 알짜 자회사 주식을 취득할 기회를 먼저 부여한다는 것이다. 또 SK온 상장 시 구주 매출로 마련한 재원을 특별 배당에 활용하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증권사들의 태도가 다소 조심스러워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발표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지켜볼 것이 남아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경우도 아직 없다. ‘배터리’라는 단어만 스쳐도 주가가 오르면서 배터리가 곧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지금, SK이노베이션에 투자하기 전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 것일까.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SK서린빌딩에서 SK이노베이션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반등하려면 결국 회사가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이 SK이노베이션 주가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한 것은 맞지만, 이 정책만으로 주가가 크게 반등하기는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SK온의 사업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필요한 자금 조달, 낮은 수율(收率·생산품 중 정상품 비율)과 관련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지난 2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과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공장 설립은 당초 SK온이 추진하던 것이지만, 양측의 합작 논의는 돌연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포드와 SK 간 합작 논의가 무산된 것이 수율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SK온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SK온이 경쟁사보다 낮은 수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김경훈 SK온 CFO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수율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온의 수율 문제는 급격히 성장하는 전방 시장에 대응해 공격적이고 동시다발적 투자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완전고용 상태인 헝가리, 미국에서 인력 조달 문제가 발생한 것도 수율 문제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SK온의 수율이 정상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주가 방향성에 향후 SK온의 수익성 개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고,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SK이노베이션 주가 리레이팅(re-rating)을 위해 남은 관건은 실제 배터리 사업 부문의 수익성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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