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된서리'에 증권사 배당 '추풍낙엽'…'실적 훈풍' 메리츠만 늘었다

강은성 기자 2023. 4.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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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016360)이 올해 배당금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배당금이 크게 줄어든 증권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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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10 증권사 배당금, 전년比 30~50% 감소…메리츠는 35% 늘어
"배당잔치 경계하라" 당국 압박도 한 몫
서울 서초구 삼성증권 사옥 모습. 2018.5.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삼성증권(016360)이 올해 배당금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국내 10대 증권사도 30% 안팎으로 배당을 축소했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하다보니 배당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적이 호조를 보인 메리츠증권(008560)만 배당을 35% 늘려 이목을 끌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달 17일 주주총회에서 2022년 기말 배당금을 17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3800원보다 55.26% 감소한 금액이다.

삼성증권을 포함해 자산규모 순으로 '톱10' 증권사의 배당금도 큰 폭으로 줄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300원에서 200원으로 33.33% 감소했고 한국투자증권을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071050) 역시 3000원에서 2300원으로 23.33% 줄였다. NH투자증권(005940)은 1050원에서 700원으로 33.33%를, 대신증권(003540)은 1400원에서 1200원으로 14.29%를, 키움증권(039490)은 3500원에서 3000원으로 14.29%를 각각 축소하기로 했다. KB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지주사 배당으로 증권사가 개별배당하지 않는다.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메리츠증권만 지난해 100원이던 배당액을 135원으로 확대하며 35.0%의 증가율을 보였다.

배당금이 크게 줄어든 증권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년 증권사 58곳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4조5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 감소했다. 배당금을 크게 줄인 10대 증권사도 예외가 아니다.

배당금이 가장 많이 감소한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775억원으로 전년(9367억원)대비 59.7% 급감했다.

미래에셋증권(-51.3%), 한국투자증권(-57.0%), NH투자증권(-57.3%), 키움증권(-36.2%), 대신증권(-51.6%)도 모두 부진했다. 배당금 개별 지급을 하지 않는 KB증권(-71.5%), 하나증권(-72.4%)의 낙폭은 더 크다.

10대 증권사 중에선 메리츠증권이 7691억원으로 전년대비 12.8%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고 신한투자증권도 3696억원으로 순이익이 17.9% 늘었다.

배당을 축소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배당액은 기본적으로 이익잉여금에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적이 크게 부진한 지난해 기말결산에서 배당을 확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그럼에도 '증권주는 배당주'라는 인식으로 투자를 한 주주들이 많기 때문에 주주환원을 이어나가는 의미에서 배당 축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에 더해 금융당국이 '시스템 리스크'를 우려해 지나친 배당을 경계하라고 압박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및 단기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는 현금배당에서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 바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은 중소형 증권사를 향한 경고성 발언이었지만 가뜩이나 실적 악화로 배당이 부담스러운 대형 증권사 역시 배당을 축소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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