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S토리] 주택 공시가 하락시 절세 방법은?

사진=이미지투데이

매년 4월말이면 주택 공시가격이 고시되는데 공시가격은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부과, 건강보험료 산정, 국민주택채권매입액 등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는다. 올해 전국의 아파트, 다세대,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18.6% 하락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폭이다. 공시가격의 하락 시기에는 어떻게 절세할 수 있을까?

주택을 상속 또는 증여 받는 경우 세금을 부담 한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과세할 때 주택은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다. 시가란 상속은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 증여는 평가기준일 전 6개월, 후 3개월 이내 존재하는 매매가액, 유사매매사례가액, 감정평가액, 경매, 공매, 수용가액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가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보충적 평가방법인 공시가격으로 주택가액을 결정한다.

다만 임대중인 주택이라면 임대료 등의 환산가액,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라면 채권액 등 중에서 큰 가액을 주택가액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보충적 평가방법인 공시가격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 과세표준을 산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락한 공시가격의 고시 이후 시가가 없어서 공시가격으로 평가하는 주택의 상속 또는 증여가 발생하면 부담할 세금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공시가격 10억원에서 올해 8억원으로 하락한 주택을 공시가격으로 평가해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자녀가 부담할 증여세는 2억2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약 27.3% 줄어든다. 보유 주택이 향후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미리 증여하는 것이 절세방법이고 4월 말 공시가격의 고시 이후를 증여시기로 한다면 한번 더 증여세를 아낄 수 있다.

양도세의 경우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은 실제 거래가액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취득한지 오래돼 매매계약서를 분실하는 등 실제 취득가액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때 대부분 환산취득가액을 통해 양도차익을 계산하는데 환산취득가액은 실제 양도가액에 취득 당시와 양도 당시의 공시가격 비율을 곱한 값이다.

이번 공시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환산취득가액을 산출하면 작년보다 그 값이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양도차익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양도세 부담이 감소하게 된다. 취득가액을 모르는 주택의 처분을 고민 중이었다면 이번 공시가격 하락으로 양도세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다.

한편 실제 양도가액을 알 수 없고 해당 주택과 유사한 다른 주택의 매매사례가액도, 감정평가액도 없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이럴 땐 양도 시점의 공시가격을 양도가액으로 하며 취득가액도 실제 취득가액이 아닌 취득 당시의 공시가격을 적용해야 한다.

시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주택을 서로 교환하는 경우에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을 공시가격으로 산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마찬가지로 이번 공시가격 하락으로 인해 양도차익이 이전보다 줄어 양도세 부담도 적어지게 된다.

매년 6월1일을 기준으로 주택을 보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산세를 내야 한다. 주택분 재산세는 주택공시가격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해 계산된 과세표준에 0.1%~0.4%의 세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이러한 재산세는 개별 자산을 기준으로 과세되는 한편 종합부동산세는 개인이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해 과세한다.

종합부동산세는 개인별 주택공시가격 합계액에서 9억원(1세대1주택자의 경우 12억원)을 공제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하고 재산세 중복과세분 등을 차감해 계산한다. 이처럼 보유세는 공시가격으로 세액을 계산해 과세하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필연적으로 세금도 적어진다.

공시가격 하락으로 인해 준조세 성격의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부담도 완화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 재산, 자동차를 보험료 부과대상으로 해 등급별 점수를 매기고 점수당 금액을 곱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재산자료는 해당연도 11월부터 다음 해 10월까지 반영되므로 공시가격 하락에 따라 올해 11월부터 납부할 재산에 대한 보험료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의 하락이 각 세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주택의 보유 또는 양도, 증여를 계획한다면 절세의 길이 보일 것이다.

이예주 신한은행 신한TAX컨설팅센터 세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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