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정신 차려! 대한축구협회”…성난 목소리 울려 퍼졌다

박건도 기자 2023. 4.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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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팬들의 분노가 K리그 현장에서 울려 퍼졌다.

수원 삼성과 강원FC는 2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에서 맞붙었다.

KFA는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이사회에서 축구인 사면을 의결했다.

지난 1일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의 경기에서는 'KFA! 팬들과 거리두기 강화', '누구를 위한 사면 논의?', '용서를 왜 협회가?'라는 등 걸개로 여전히 성난 민심을 재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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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차려 협회!" 경기 전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강원 서포터들의 외침.

[스포티비뉴스=수원, 박건도 기자] 축구 팬들의 분노가 K리그 현장에서 울려 퍼졌다.

수원 삼성과 강원FC는 2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에서 맞붙었다. 전 후반 한 골씩 주고받은 두 팀의 경기는 1-1로 끝났다.

경기 시작과 함께 강원 팬들은 분노 섞인 쓴소리를 외쳤다. “정신 차려 협회”라는 콜이 수차례 울려 퍼졌다. ‘사면대상 100인 명단 공개’, ‘조작을 잊은 협회에 미래는 없다’라는 걸개도 펼쳤다.

대한축구협회(KFA)를 겨냥한 함성이었다. KFA는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이사회에서 축구인 사면을 의결했다. 2011년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48인을 비롯한 총 100명이 축구계로 돌아올 발판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발표 시각은 기사가 쏟아지는 우루과이와 친선 경기 한 시간 전. KFA는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기 위함이다”라며 궁색한 설명까지 내놨다. 명단은 ‘2차 가해 방지’라는 명목하에 전면 비공개됐다.

▲ K리그 팬들의 KFA를 향한 항의 문구 걸개. ⓒ한국프로축구연맹

여론은 삽시간에 불타올랐다. 팬들은 KFA 공식 채널과 커뮤니티 등에 사면 추가 설명과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 신문로의 축구 회관 앞에서는 릴레이 1인 시위까지 열렸다. 한국프로축구협회(KPFA)는 입장문을 통해 KFA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성난 목소리에 KFA는 3일 만에 꼬리를 내렸다. 지난 31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사면안 의결을 재심의, 전면 철회로 입장을 급히 바꿨다. 정몽규 회장은 “사려 깊지 못한 판단이었다. 축구팬들의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KFA의 급한 불 끄기는 팬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했다. 주말 K리그 경기 현장에서 직접 KFA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1일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의 경기에서는 ‘KFA! 팬들과 거리두기 강화’, ‘누구를 위한 사면 논의?’, ‘용서를 왜 협회가?’라는 등 걸개로 여전히 성난 민심을 재확인시켰다. 같은 날 열린 오후 7시 대전하나시티즌과 FC서울의 경기에서는 ‘책임자 사퇴, 축협 쇄신 촉구’, ‘누군가의 꿈이 조작범들에겐 선물로’, ‘꺼진 암도 다시 보는 KFA’라는 등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사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가 아니다. ‘없던 일’로 스리슬쩍 넘기기에는 팬들의 성난 목소리가 경기장 안팎으로 강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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