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과 극한 대치, 최악의 위기 '벼랑 끝' 전북 현대

박찬준 2023. 4. 3. 06: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주성'이지만, 전주성 같지 않았다.

팬들과 극한 대치, 전북 현대는 벼랑 끝에 서 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5경기 중 3패는 전북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감독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잔뜩 성난 팬들에게는 충분치 않은 대답이었다.

팬들이 선수단에 대한 기대가 아닌 의심을 하고 있다는 것, 전북이 지금 최악의 위기인 이유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주성'이지만, 전주성 같지 않았다. 당연히 선수들도 신바람을 내지 못했고, 결과는 패배였다. 팬들과 극한 대치, 전북 현대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에서 1대2로 역전패했다. 직전 라운드에서 대구FC에 0대2 충격패를 당한 전북은 A매치 휴식기 후 배수진을 치고 나온 포항전마저 패하며, 코너로 몰렸다. 5경기서 고작 1승(1무3패), 전북의 현주소다.

킥오프 전부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계속된 부진에 팬들이 고개를 돌렸다. 공식 서포터스 MGB는 사상 초유의 응원 보이콧에 나섰다. '오오렐레'가 울려퍼져야 하는 자리에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이사를 성토하는 플래카드와 외침으로 가득했다. 설상가상으로 선수단마저 100%가 아니었다. A매치 후유증이 컸다. A대표팀에 차출된 김진수 백승호 조규성이 모두 뛰지 못했다. 김진수는 요추, 백승호는 햄스트링, 조규성은 종아리를 다쳤다. 아마노 준과 박진섭, 이동준이 복귀했지만, 변화가 불가피했다.

총력전에 나선 전북은 이날도 같은 문제점을 반복했다. 전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이다가, 후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 전반 16분 송민규의 패스를 받은 류재문의 슈팅이 굴절되는 행운의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홈팀의 득점에도, 경기장은 고요했다. 전반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압박 강도도 괜찮았고, 기회도 만들었다. 시종 포항을 밀어붙였지만, 추가골 기회에서 하파 실바의 결정적 슈팅이 무산된게 아쉬웠다.

하지만 후반은 또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김기동 포항 감독이 다양한 변화로 흐름을 바꾸자, 전북은 덩달아 흔들렸다. 후반 12분 백성동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전북은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불운까지 겹쳤다. 박진섭이 포항 골키퍼와 충돌하며 쓰러졌다. 이미 앞서 세 차례 교체를 단행한 전북은 교체카드가 한장 남았음에도 더이상 선수를 바꿀 수 없었다. 한명이 부족한 채 포항을 상대했던 전북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 제카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결과는 충격적인 역전패였다.

경기 후 김 감독은 "5경기 중 3패는 전북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감독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잔뜩 성난 팬들에게는 충분치 않은 대답이었다.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려는 선수단 버스를 막아섰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경찰까지 출동했다. 김 감독이 팬들 앞에 서고 나서야,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팬들은 계속해서 분노하고 있다.

팬들이 선수단에 대한 기대가 아닌 의심을 하고 있다는 것, 전북이 지금 최악의 위기인 이유다. 전북의 전력과 저력을 감안하면, 한번만 흐름을 바꾸면 치고 나갈 수 있다. 꼬인 실타래를 푸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팬들이 등을 돌린 지금, 반등은 쉽지 않다. 김기동 감독도 "전북 팬들의 응원이 없었기에 편했다"고 했다. 지금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요원해 보인다. 응원 보이콧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깊은 수렁에 빠진 듯 하다. 당장 다음 경기(9일)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상대는 인천 유나이티드다. 과연 전주성에 '봄'은 찾아올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