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키우고 용어도 쉽게"…'고령층' 배려한 은행 점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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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거래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불편을 덜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은행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나 영업채널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복잡한 금융거래 특성상 여전히 대면 거래 수요가 있고 점포폐쇄가 지역사회나 고령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점포폐쇄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당국 모두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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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비대면 거래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불편을 덜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점포 폐쇄 가속화로 소비자 불편이 커지고 여론이 나빠지자, 고령층을 위한 점포·자동화기기·금융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며 부작용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서울 영등포시장 인근에 고령층 특화점포 '시니어플러스 효심 영업점'를 열었다. 지난 연말 서울 돈암동 1호점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지점이 자리한 지역은 고령층 고객 비율이 특히 높은 지역이다. 1호점이 터를 잡은 돈암동 한신아파트 일대는 은행 점포들이 연이어 폐쇄된 곳이었고, 2호점은 영등포시장 인근에 있어 고령층 유동인구가 높은 편이다.
일반 영업점보다 안락한 대기석과 낮은 카운터를 조성해 편의성을 높였다. 편리한 공간은 일종의 '사랑방'처럼 운영된다. 디지털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앱 교육, 금융사기 예방교육 등이 수시로 진행된다.
큰 글씨와 쉬운 용어가 적용된 '시니어 전용 ATM'이 설치된 것도 차별점이다. 고령층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 원금보장형 상품을 주로 제공한다.
은행들의 '한 지붕 두 가족' 전략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우리·하나은행의 경기 용인 신봉동 지점에 이어, KB국민·신한은행도 경기 양주와 경북 영주에 공동점포를 열었다. 우리·하나은행은 경기 하남 미사지구에 공동자동화점을 개설하기도 했다.
은행들의 공동점포가 자리한 지역은 소비자들이 '영업점 공백'을 크게 느끼는 곳들이다. 은행들이 문을 닫고 떠나는 대신, 점포를 나눠 쓰며 비용을 낮추는 대안을 택한 것이다.
두 사례가 대면 거래 접근성을 높였다면, 전용 모바일앱 구축으로 고령층의 비대면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도 있다.
생각보다 고령층의 비대면 거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비대면 계좌개설 비율은 코로나19를 타고 빠르게 증가했는데 2021년까지 만 65세 이상의 비대면 계좌개설 비율도 20%에 달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은행들이 고령자 전용 은행앱을 개발할 수 있게 공통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해당 가이드라인을 가장 먼저 반영해 '쉬운뱅킹' 모드를 자사앱에 탑재했는데, 출시 3개월 만에 자사앱 이용자 4명 중 1명이 이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순히 글씨를 키우는 것을 넘어, 착오송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송금절차를 개선하는 등 고령층의 니즈를 세심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들이 '고령층 편의'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최근 과도한 점포폐쇄로 당국과 여론의 비판이 커지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국내 영업점수는 지난 2020년 9월 말부터 지난해 9월까지 2년간 513곳이 감소했다. 직전 2년간 감소폭의 3배를 웃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급격한 점포폐쇄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은행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나 영업채널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복잡한 금융거래 특성상 여전히 대면 거래 수요가 있고 점포폐쇄가 지역사회나 고령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점포폐쇄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당국 모두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영업점 폐쇄 이전 실시하는 '사전 영향 평과' 과정에 인근 지역 구성원을 참여시키는 등 소비자 불편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h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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