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영화음악·전자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암 투병 끝 별세 (종합)

박준호 기자 2023. 4. 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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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상 작곡상을 받았던 일본 영화음악과 전자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지난 달 28일 향년 7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교도통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2일 사카모토 소속사 측에서 그의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가까운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장례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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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YMO로 인기 이래 거장 자리
전자음악 기반 실험적 세련된 음악 남겨
'마지막 황제' 등 영화음악으로도 명성
암 투병 중에도 공연·앨범 등 음악활동
지난 달 28일 별세한 일본 대중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영화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상 작곡상을 받았던 일본 영화음악과 전자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지난 달 28일 향년 7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교도통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2일 사카모토 소속사 측에서 그의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가까운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장례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더 가디언 등 서방 외신들도 그의 별세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고인은 2014년 중인두암 진단을 받은 데 이어 2020년 6월 직장암을 다시 선고 받은 후 투병생활을 이어 왔다. 소속사인 에이벡스 측은 고인에 대해 “투병 중에도 컨디션이 좋은 날 자택 내 스튜디오에서 창작활동을 계속했다”며 “최후까지도 음악과 함께 한 날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카모토가 생전 가장 좋아했다는 ‘예술은 길고 삶은 짧다(Ars longa, vita brevis.)’는 구절을 소개했다.

1952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생전에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록, 힙합은 물론 클래식까지 전방위적 음악 활동을 펼쳐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아사히신문은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만들어지는 팝 음악은 사카모토와 연결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1978년 데뷔한 3인조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 멤버로 처음 유명세를 탔다. YMO는 일본 전통음악을 연상케 하는 멜로디를 전자음악으로 구현하며 ‘테크노팝’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미국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후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솔로로도 큰 명성을 얻었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식에서 음악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온라인으로 공개됐던 사카모토 류이치의 생전 마지막 공연 장면. 사진 제공=씨앤엘뮤직

1983년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전장의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영화음악에 뛰어들었으며 1987년 ‘마지막 황제’로 아시아인 최초 아카데미 작곡상을 수상했다. 이후 ‘리틀 붓다’ ‘토니 타키타니’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애프터 양’ 등 40여년 동안 숱한 영화음악을 만들어 왔다. 가장 최근에 작업한 영화음악은 올 6월 개봉 예정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영화 ‘괴물’이다. 2017년 황동혁 감독 작품 ‘남한산성’의 영화음악을 맡는 등 한국영화와도 인연이 있다.

암 투병 중에도 음악활동을 이어 온 그는 작년 12월 온라인으로 피아노 독주회를 송출하며 전 세계 팬들과 만나기도 했다. 그의 건강을 고려해 ‘마지막 황제’ 주제곡 등 13곡을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편집해 송출했다. 올 초에는 71세 생일인 1월 17일 새 앨범 ‘12’를 발매하기도 했다. 표지에 고인과 친분이 있는 이우환 화백이 그린 드로잉을 써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고인은 환경, 평화 문제 등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난달 별세한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와 함께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며 탈원전을 주장하는 사회 운동에 참여했다. 삼림 보전단체 ‘모어 트리즈(more trees)’,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편 방탄소년단(BTS) 슈가는 사카모토의 별세 소식에 소셜미디어에 “선생님, 머나면 여행 평안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추모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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