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 다음날 영봉패... 천국·지옥 오간 이승엽 감독

짜릿한 데뷔전 역전승, 다음 날은 영봉패. 한국 야구 최고 타자로 영광을 누린 이승엽(47) 두산 감독 얘기다. 두산은 지난 1일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롯데에 12대10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이 신임 감독에게 극적인 출발을 선사했다. 그러나 2일엔 0대2로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환희와 수모가 하루 사이 교차한 셈이다.
1일 경기에서 두산은 연장 11회말 9-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 호세 로하스(30)가 끝내기 역전 3점 홈런을 때렸다. 이 감독은 “지옥 갔다가 천당으로 돌아온 기분이 이런 건가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 축하 문자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다들 제가 현역 시절 홈런 때렸을 때보다 더 좋아했다고 하던데요? 선수로 많이 뛰고 홈런도 많이 쳐봤지만, 감독이 되니 기분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야, 어떻게 각본을 써도 그렇게 쓸 수 있나요. 사실 이기고 지는 게 감독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천하의 김응용 감독님도 한화로 돌아오시면서 개막 연패가 엄청 길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김응용(82) 감독은 해태(현 KIA)와 삼성을 거치면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았지만, 한화 지휘봉을 잡은 2013년 개막 13연패를 거두며 고전한 바 있다. 연패를 끊은 뒤 “오늘 승리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면서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이런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그는 ”나 역시 개막전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줘 얻은 승리라 느낌이 더 특별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올해 두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초보 감독’이란 꼬리표를 함께 달고 있다. 5년간 현장을 떠나 있었고, 코치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성공 여부에 의문 부호를 다는 관계자가 많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5년 동안 야구장 밖에 있으면서 세상 보는 눈, 견문이 더 넓어졌다”며 “감독 경험이 있는 김한수 수석코치와 코치진에게 많은 걸 맡기고 의견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예능 프로그램에서 야구단 감독을 맡기도 했던 그는 “진짜 승부를 위해 야구 유니폼을 다시 입으니 가슴이 떨린다”고 전했다. 정규 시즌이 144경기이니 이 감독은 이제 남은 142경기 매번 “스타 출신 지도자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통념과 싸워야 한다.

키움은 한화를 이틀 연속 끝내기로 울리고 2연승을 달렸다. 1일은 연장 10회말 이형종(34)이 끝내기 안타로 3대2, 2일은 김휘집(21)이 밀어내기 볼넷 타점으로 7대6 신승했다. 한화 투수 장시환(36)은 1일 패전을 기록하면서 19연패로 투수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을 세웠다. 개막 2연전 연속 끝내기 패배는 과거 한화가 2차례 세운 바 있는데 이번에 3번째 불명예를 또 안게 됐다.
KIA와 SSG는 1승1패로 승리를 나눠 가졌다. 2일 경기에서 3타수 3안타를 치며 활약한 KIA 김도영(20)은 주루 중 왼쪽 발등을 다쳐 교체된 뒤 병원에서 골절 진단을 받았다. 당분간 출장이 불투명하다. 삼성 오승환(41)은 2일 세이브를 챙겨 한·미·일 통산 493세이브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뽑은 강력한 우승 후보 LG는 2일 KT를 연장 11회 4시간 47분 혈투 끝에 10대9로 이기고 첫 승을 신고했다.

개막을 앞두고 국내 프로야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 탈락, 단장(KIA)이 계약 뒷돈 요구로 퇴진, 선수(롯데)의 미성년자 대상 범죄 혐의, KBO 간부 배임 수재 수사 등 악재가 이어져 팬들이 외면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1일 개막전에서 5개 구장이 모두 매진(10만5450명)됐고 2일에도 9만1495명이 들어차는 등 흥행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SSG는 역대 인천 연고 구단 최초로 개막 2연전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이제 이런 팬들 호응에 보답하기 위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몸을 던져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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