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캐롯 잡은 ‘양궁 농구’
고비마다 3점슛 ‘기선 제압’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아깝게 놓쳤던 4강으로 가는 첫걸음을 뗐다.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는 2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 고양 캐롯을 상대로 86-71로 이겼다.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가 기다리는 4강 PO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6강 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4강에 진출한 확률은 94%였다.
현대모비스는 천적이나 다름없었던 캐롯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며 자신감을 얻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캐롯만 만나면 고전하기 일쑤였다. 골밑이 강점인 현대모비스는 ‘양궁 농구’라는 별명대로 외곽슛이 폭발하는 캐롯의 팀 컬러와 상극이었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1승5패. 그 1승조차 캐롯이 PO를 대비해 주축들에게 휴식을 안긴 6라운드였으니 긴장을 풀지 못했다.
그랬던 현대모비스가 정작 ‘봄 농구’의 첫판에서 상대의 장점으로 웃었다. 게이지 프림(13점 14리바운드)과 함지훈(16점)이 버티는 골밑에서 경쟁력을 유지한 가운데 고비마다 3점슛이 터졌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3점슛 23.5개를 던졌던 현대모비스가 이를 훨씬 웃도는 32개를 던져 11개(34%)를 꽂았다. 특히 정규리그 신인상을 수상한 론제이 아바리엔토스(9점)가 마스크 투혼과 함께 3점 라인 멀리 떨어진 곳에서 ‘딥스리’를 성공시킬 때마다 흐름이 요동쳤다.
현대모비스는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던 2쿼터 중반 김영현과 아바리엔토스의 3점슛으로 31-17로 달아나더니 전반 막바지에도 아바리엔토스의 3점슛으로 캐롯의 추격을 뿌리쳤다.
현대모비스는 후반 들어 확률 높은 2점 플레이까지 살아났다. 3점슛으로 포문을 연 최진수(9점)가 외곽슛으로 끌어낸 수비 사이로 프림과 서명진(18점)이 득점을 쌓았다. 여기에 김태완(10점)의 3점슛이 다시 적중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3쿼터 4분50초경 62-42, 20점차로 점수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캐롯이 터지지 않는 3점슛에 한숨을 내쉰 것과 비교됐다. 주포인 전성현이 달팽이관 이상으로 정규리그에 이어 PO까지 결장한 가운데 빈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이정현이 3점슛 8개를 모두 실패할 정도로 애를 먹었다. 이정현(21점)이 골밑을 파고들면서 돌파구를 찾고 뒤늦게 조나단 알렛지(12점)의 3점슛이 터졌지만 승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차전은 4일 오후 7시 같은 곳에서 열린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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