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2선발인가” 물음에, 정답 던진 나균안

안승호 기자 2023. 4. 2. 22: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부진 딛고…삼진 4개 잡으며 개막전 롯데 2-0 승리 이끌어
패스트볼 최고 148㎞ “작년보다 힘 있는 공”…목표는 “풀타임 소화”
롯데 나균안이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배영수 롯데 투수코치는 당연한 듯 대답했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개막 이틀째 경기에서 나균안을 선발로 올리는 것에 대한 물음에 “우리 2선발입니다. 원래 2선발”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조금 달랐다. 나균안 스스로 개막 2번째 경기 선발로 낙점된 뒤에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몇 차례 받았다. 그래서 나균안은 이날 잠실 두산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자꾸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아 오기가 생겼다. 내 스스로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등판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3승(8패)에 불과한 그에 대한 의문과 질문에 대해 제대로 대답한 날이었다. 나균안은 6.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5안타 2볼넷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대부분 선발투수가 한계 투구수를 100%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는 개막 첫 등판임에도 불구하고 나균안은 100구까지 던지며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켜냈다. 이날 다른 구장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많은 ‘국대’ 투수들이 등판했으나 제구력과 구위 모두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불펜과 선발을 오갔던 나균안이 가장 돋보였다. 전날 연장 11회 승부를 벌이며 10-12로 패전했던 롯데 투수진의 내상도 함께 치유했다.

나균안은 경기 뒤 “배영수 코치님 또한 ‘나균안이 왜 2선발이냐’는 얘기를 많이 들으신 듯했다. 내게 ‘입증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던진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나균안은 이날 패스트볼 최고구속으로 148㎞를 찍으며 지난해보다 힘 있는 공을 던졌다. 특유의 강점인 제구력은 더욱더 세밀했다. 지난해까지 LG에서 뛰다가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포수 유강남은 나균안의 공을 받은 뒤 “패스트볼부터 여러 변화구까지 모든 구종이 제구가 좋았다. 리드하는 곳으로 거의 정확히 던졌다”며 “다른 팀에서 만났을 때 이미지보다 훨씬 더 제구가 날카로웠다”고 전했다.

나균안은 시즌 준비 과정에 대해 다시 확신하는 듯도 보였다. “겨울 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체력 훈련에 많이 신경을 썼는데, 그 결과로 스태미나도 좋아지고 볼에도 힘이 붙은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제 시즌의 출발점. 나균안은 거창한 시즌 목표를 얘기하지 않았다. “내 자리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게 시즌 목표라면 목표”라고 말했다. 어쩌면 올 시즌 투수력을 기반으로 도약하려는 롯데에 가장 필요한 요소일 수 있다. 나균안이 선발 자리를 훌륭히 지켜낸다면 스트레일리와 반즈 등 외인 투수 2명에 박세웅, 한현희가 버티는 국내 선발까지 5인이 이루는 로테이션이 굉장히 원활해질 수 있다.

롯데는 7회초 한동희의 2타점 2루타 한 방을 앞세워 두산을 2-0으로 꺾고 개막 시리즈 1승1패를 기록했다. 문학에서는 KIA가 SSG를 9-5로, 대구에서는 삼성이 NC를 8-6으로 꺾어 역시 개막전 패배 뒤 첫 승을 거뒀다. 수원에서는 LG가 연장 11회 승부 끝에 KT를 10-9로 이기고 시즌 첫 승을 거뒀고, 고척에서는 키움이 9회말 무사 만루에서 김휘집이 얻어낸 밀어내기 볼넷으로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