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 24점 맹활약, 도로공사 2패 뒤 반격의 1승

한국배구연맹 제공

여자배구 한국도로공사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도로공사는 2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릴 2022~2023 V리그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의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0)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을 플레이오프(PO)에서 넘어오며 체력과 컨디션이 떨어진 도로공사지만, 1·2차전을 내준 상황에서 흥국생명을 잡고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앞선 2경기에서 감기와 컨디션 난조에 전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 감기 기운은 많이 떨어진 듯하다. 다들 표정은 좋더라”라며 “우리 무기는 조직력과 경험이다. 오늘은 선수들한테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해달라고만 주문했다”고 했다. 도로공사의 살아난 근성으로 시리즈 역전의 불씨를 살렸다.

1세트는 김연경이 터진 흥국생명 분위기였다. 김연경은 1세트에 72.72%의 공격 성공률로 8점을 올리며 흐름을 가져왔다.

도로공사는 2세트 들어 힘을 냈다. 도로공사는 18-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나선 이예은의 서브 성공을 시작으로 박정아가 세 번의 공격을 내리 성공시켜 세트포인트를 선점했다. 박정아는 마지막 공격까지 책임졌다. 박정아는 2세트 김연경에 맞서 58.33%의 공격 성공률로 7점을 올렸다.

3·4세트도 도로공사의 역전극이었다. 17-20에서 문정원의 서브 때 2점을 따라잡았고, 김연경의 네트 터치로 21-21 동점에 성공했다. 도로공사는 이어 캐서린 벨의 오픈 공격, 이예은의 서브 성공으로 2점 차 역전에 성공했다. 24-22에서는 캣벨이 김연경의 공격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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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8까지 뒤지던 4세트에도 옐레나의 공격을 잡은 박정아의 블로킹이 시작이었다. 배유나의 공격으로 2점 차로 따라붙었고, 16-19에서는 단숨에 4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을 20점에 묶어 놓고 다시 4득점하며 쐐기를 박았다. 김연경은 도로공사의 매치포인트 때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다.

도로공사 박정아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4득점을 올렸고, 캣벨(21점)-배유나(16점)가 삼각편대로 활약했다. 김종민 감독은 “오늘은 정규리그 때 도로공사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이렇게 유기적으로 돌아가면 쉽게 지지 않는 팀”이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V리그가 출범한 이후 4시즌 만의 통산 5번째 챔피언결정전, 4번째인 통합 우승까지 1승을 남겨놓은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22점 분투에도 도로공사의 거센 반격에 4차전을 기약하게 됐다.

챔피언결정 4차전은 4일 김천체육관에서 벌어진다. 흥국생명은 우승 확정을, 도로공사는 역전을 꿈꾼다. 역대 남녀부를 통틀어 5전3승제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2경기를 진 팀이 내리 3경기를 승리한 ‘리버스 스윕’ 역전 우승을 거둔 사례는 아직 한 번도 없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