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담대 연 3%대 진입…특례보금자리론 인기 시들
최근 시장금리 하락,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 등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최저 연 3%대에 진입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31일 연 3.660∼5.856%로, 최저금리가 연 3%대 중반이다.
지난달 7일(4.660~6.430%)과 비교하면 최저금리가 약 한 달 만에 1%포인트 하락했다. 고정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한 게 대출금리 내림세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 불안을 우려해 금리를 조기 인하하리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와 한국 국고채 금리 등이 일제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고정금리가 연 3%대까지 내려오면서, 저금리를 특장점으로 내세웠던 특례보금자리론의 매력은 감소하고 있다. 정부가 실수요자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고자 판매하고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이달 금리는 일반형이 연 4.15∼4.45%, 우대형이 연 4.05∼4.35%다. 저소득 청년, 신혼부부, 한부모·장애인 가구 등은 연 3.25∼3.55%에도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신청자 상당수는 4% 금리의 일반형이나 우대형에 해당한다.
올가을 아파트 입주를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는 “연초만 해도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할 생각이 있었고, 내가 신청하기 전에 예산이 소진되면 어쩌나 걱정했다”며 “그런데 시중은행에서 연 3%대에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하니,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올해 말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의 비중 목표치(71%)를 지난해보다 2.5%포인트 올렸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은행권이 경쟁력 있는 고정금리를 고객들에게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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