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디샌티스 꺾고 당내 지지율 1위…‘결집 효과’ 현실로
의회 폭동 등 또 다른 ‘사법 리스크’ 여전…증도층 확장엔 의문
전·현직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 이후 오히려 당내 지지율 선두와 후원금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기소가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저택 인근에는 일부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트럼프 국가’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등이 적힌 깃발과 성조기를 흔들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핫도그 판매상인 한 지지자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차로 5시간을 달려와 마러라고 근처에서 사람들에게 ‘트럼프 핫도그’를 나눠줬다고 BBC가 보도했다. 또 다른 지지자도 “트럼프는 다시 우리의 대통령이 될 것이고, 그를 지지하기 위해 나오는 더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야후-유고브가 지난달 30~31일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2%를 기록해 1위를 달렸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사진)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57% 대 31%로 우위를 보였다. 지난 2월 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4%포인트 뒤졌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상승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포르노 배우에게 혼외 성관계 사실을 입막음하는 대가로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2016년 대선 직전 건넨 혐의로 지난달 30일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된 당일 하루에만 후원금 약 400만달러(약 52억4000만원)를 쓸어모았다. 기소 직후 트럼프 대선캠프는 “이 마녀사냥은 엄청난 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당신의 지지로 인해 2024년은 공화당을 구한 해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후원금 모금을 독려했다. 한 장에 47달러(약 6만원) 상당인 ‘나는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존 지지자는 흔들지 못하더라도 공화당의 중도층 이탈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헌법상 재판 중이거나 심지어 유죄 선고를 받아 전과가 남더라도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지만, 향후 뒤따를 법적 공방으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어질 ‘사법 리스크’의 시작일 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 기밀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 2021년 1·6 의회 폭동 사태를 선동한 혐의 등으로 이미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강요했다는 의혹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참고할 대법원 판례를 찾기힘들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사건이 진행 중인 상태로, 혹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그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후유증이 크다. 그의 두번째 임기가 시작되더라도 ‘공무원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정헌법 제25조에 따라 즉시 해임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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