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안보리 의장국에 러시아…우크라 “고약한 만우절 농담”
서방 ‘우크라 지원’ 제동 예고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4월 한 달 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순환의장국을 맡는 데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리들이 ‘고약한 만우절 농담’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안보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2년마다 바뀌는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이들 15개 이사국이 매월 돌아가면서 의장국을 맡는데 4월은 러시아 차례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수치스러운 일일 뿐만 아니라 국제 관계의 규칙 기반 시스템에 대한 또 한 번의 상징적 타격”이라고 말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전날 가디언에 “4월1일을 기점으로 황당함이 새로운 차원에 도달했다”면서 “안보리는 분쟁 예방과 처리라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책임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교장관도 트위터에 “러시아는 식민주의 전쟁을 벌이고 있고 지도자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 영장을 발부한 전범”이라면서 “4월1일부터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의장국을 맡는다는 건 질 나쁜 농담”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의장국으로서) 모든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오는 10일 “무기·군사장비 수출 규제와 관련한 협약 위반으로 발생하는 위협”을 주제로 열리는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국가의 무기 지원을 문제삼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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