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정보 나갈라…기업들 ‘챗GPT 경보’
골드만삭스 등은 ‘전면 금지’
정부 가이드라인 나올지 주목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민감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임직원들이 대화형 AI인 챗GPT를 상대로 질문하는 과정에서 자칫 회사의 내밀한 정보가 외부로 새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 챗GPT상에서 일부 이용자들의 대화 이력이 타인에게 유출되는 사례도 있었다. 기업들은 사내 이용 금지령을 내리거나 별도의 활용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임직원들을 상대로 챗GPT 사용 지침을 만들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사업이 주력인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챗GPT 오·남용에 대한 주의 사항을 공지하고 임직원들에게 이용 가능 범위를 교육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정보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서만 챗GPT를 활용하게 했다. 사내 협업 플랫폼에 챗GPT 기능을 도입하고 내부 시스템에서만 작동하게 해 보안 수준을 높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아예 사내망에서 챗GPT를 사용할 수 없게 막아놨다. 챗GPT 사용이 필요하면 별도의 신고를 한 뒤 보안성 검토를 거쳐 허가하고 있다.
해외 기업 중에는 일찌감치 챗GPT 사용 지침을 만든 곳도 있다. 민감한 고객정보를 다루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은행들은 챗GPT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일본 정보기술 기업인 후지쓰는 ‘AI 윤리 거버넌스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통신사 소프트뱅크는 AI 활용에 관한 세부 지침을 제정하고 있다. 일련의 작업은 모두 챗GPT를 업무에 활용할 때 생길 수 있는 기밀 유출 등의 사고를 예방하려는 차원이다.
챗GPT 같은 AI 챗봇 출시가 줄을 잇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들이 데이터를 어디에서 얻고, 어떻게 처리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오픈AI가 현재까지 챗GPT를 어떻게 학습시켰는지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정보기술(IT) 분야의 유명인사 1000여명은 지난달 29일 공동 서한을 내고 “AI의 효과가 긍정적이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당국과 협력하며 일시적으로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오는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업종별 활용 가이드라인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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