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쓰러져도' 3x3 싱가포르 동행기 2편

배승열 2023. 4. 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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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배승열 기자] 퀄리파잉 드로우 시작.

지난 1일 기사 "'첫 해외 출장' 3x3 싱가포르 동행기 1편"에 이어 계속됩니다.

#D-day, "팀 코리아"
싱가포르에서 두 번째 아침. 아침 10시에 남자 대표팀 강양현 감독을 호텔 로비에서 만나고 함께 경기장까지 걸었다.

"정말 외국 같아요."

"배기자 여기 외국 맞아."

40여 분을 걷고 대회가 열리는 싱가포르 스포츠 허브 OCBC 스퀘어에 도착했다. 야외에 설치된 경기장 위에는 천장이 있었다. 그늘이 있지만 현지 날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환경. 경기장과 이어진 건물에는 카페, 식당,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시설이 있었다.

프레스 센터를 찾아 아이디 카드를 받고 안내받았다. 센터 안에는 식사는 물론이고 간식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큰 화면으로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었다. 대표팀 경기만 취재를 신청했기에 경기가 없을 때는 이곳에서 사진을 정리하고 기사를 작성했다.

오후 1시 5분 남자 대표팀의 첫 경기가 열리는 시간. 대표팀은 1시간 전에 대회장을 찾았고, 전날 몸을 푼 OCBC 아레나 웜업 코트장에서 몸을 풀었다. 어제와는 다른 눈빛. 대회 진행을 돕는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안내한다.  


경기 15분 전 아레나에서 스퀘어로 대표팀은 이동한다. 남자 대표팀은 물론이고 여자 대표팀도 움직이는 곳에는 현지 팬은 물론이고 자원봉사자들도 사진을 요청했다. 팀 코리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싱가포르를 따라온 한 한국 팬(익명 요구)은 "대표팀을 응원하는 현지 팬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우리 문화를 좋아한다. 당연히 허훈 선수의 힘이 절대적이지만, 공통으로 K-문화를 좋아하는 현지 사람들이 대표팀 방문 소식을 듣고 이곳을 많이 찾았다"고 했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첫 경기가 시작됐다. 마치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처럼 대표팀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컸다. 대표팀의 득점 하나하나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첫 경기에 승리한 대표팀 얼굴에는 긴장이 풀린 모습이었다.

이어진 여자 대표팀도 오후 3시 반 카자흐스탄, 오후 8시 10분 뉴칼레도니아를 준비했다. 첫 경기 카자흐스탄을 넘은 대표팀은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여자 대표팀 또한 첫 경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긴장이 풀린 모습이었다.

그렇게 대회 1일 차 마지막 뉴칼레도니아 경기까지 승리하며 첫날을 마무리했다.

#오세아니아, 넘을까?
15위 남자 대표팀(강양현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18위), 뉴질랜드(9위), 통가(23위)와 마찬가지로 15위 여자 대표팀(전병준 감독)은 카자흐스탄(12위), 뉴칼레도니아(17위), 호주(11위) 퀄리파잉 드로우 B조에 있다. 여기서 조 1위만 메인 드로우에 진출한다.

남자 뉴질랜드 2022 아시아컵 준우승. 여자 호주 2022 아시아컵 준우승. 지난해, 오세아니아의 두 나라는 피지컬을 앞세워 아시아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번에도 두 나라는 강력한 우승 후보.

하지만 두 나라는 3x3 포인트가 낮아 메인 드로우가 아닌 퀄리파잉 드로우부터 대회를 시작한다.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두 팀을 만나게 된 대표팀. 사실상 메인 드로우에 오르기 위해서는 두 팀을 넘어야 했다.

30일 낮 1시 5분 남자 대표팀이 먼저 뉴질랜드와 경기.

뉴질랜드는 타이 윈야드(209cm)와 도미니크 켈만-포토(202cm)의 힘과 높이가 위력적이다. 3x3 선수로 경험까지 많다. 앞선에서 리차드 로저(189cm)와 크리스토퍼 맥인토시(183cm) 또한 쉽게 무시할 수 없다. 두 선수 모두 자국 리그 프로 선수이며 로저의 경우 5대5 대표팀이다.

3x3 농구의 공격 제한 시간은 12초다. 따라서 대표팀은 앞선에서 강한 압박과 많은 움직임으로 상대가 공격 시간에 쫓겨 확률이 떨어지는 슛을 시도하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의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대회 준비 과정을 보자.

급하게 소집된 대표팀은 약 2주의 시간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김낙현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x3 경험이 있지만, 이미 오래전 이야기. 그리고 3x3은 더욱 발전해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전혀 다른 농구를 하는 선수들은 실전과 같은 연습보다 새로운 룰, 5대5 보다 작은 공에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였다.

실제로 남자 선수들은 "공이 작아서 불편하다.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작은 공으로 농구 하는 느낌"이라고 3x3 공인구를 말했다.

그렇게 전혀 다른 농구를 준비한 대표팀은 뉴질랜드 윈야드와 켈만-포터 높이와 힘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뉴질랜드는 두 선수가 나란히 9점을 올리며 21-13으로 대표팀을 꺾었다.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메인 드로우 진출이 어렵게 됐다. 경기 후 믹스존에서 만난 대표팀은 "피지컬 차이를 느꼈다. 더 많이 3x3를 해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현지에서, 멀리서 응원하러 온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경기 후 "재밌는 경기였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경기하고 싶다"고 짧게 인사했다.

2시간 뒤, 여자 대표팀도 OCBC 스퀘어를 찾아 퀄리파잉 드로우 마지막 경기, 오후 3시 30분 호주전을 준비했다. 여자 호주팀은 전날 뉴칼레도니아를 21-0, 카자흐스탄을 21-2로 눌렀다. 3x3는 10분 경기지만 21점을 먼저 넣으면 시간과 상관없이 경기가 끝난다. 점수에서 알 수 있듯 호주는 두 경기 연속 일찍 경기를 끝냈다.

드디어 시작된 경기. 호주팀은 여유로웠다. 대표팀은 이를 악물고 뛰고 부딪쳤다. 하지만 호주의 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7-5로 호주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대표팀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좋은 경험이었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호주에 패했지만, 여자 대표팀은 우연히 메인 드로우 진출 경우의 수가 있었다. 카타르의 기권으로 메인 드로우에 한 자리가 남은 것.
FIBA 3x3 규정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퀄리파잉 드로우 조 2위 중 높은 승률의 팀이 진출한다. 2승 1패를 기록한 여자 대표팀은 승률 66%로 A조 2위 인도의 상황 지켜봤다. 

 

뉴질랜드에 이어 조 2위에 있던 인도는 홍콩, 시리아, 타히티를 잡으면서 3승 1패 승률 75%로 메인 드로우에 올랐다. 퀄리파잉 드로우에 9개 팀이 참가하면서 A조 5팀, B조 4팀으로 나뉘면서 대표팀은 아쉽게 승률에 밀렸다.

현장에서 선수단을 이끈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경기 수가 다르지만, FIBA 3x3 규정에서는 승률이 높은 조 2위가 올라간다고 되어 있다.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아시아컵과 달리 유럽에서는 퀄리파잉 드로우가 펼쳐지는 지역이 조마다 달라 2위끼리 대결을 펼치기 어려웠다. 당시에도 승률이 높은 2위가 메인 드로우에 올라갔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3x3 싱가포르 동행기 2편, 마지막 3편에서 마무됩니다.


#사진_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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