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보내온 초대장… 클래식 선율이 ‘활짝’

이강은 2023. 4. 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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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풍성해진 클래식 음악 축제
9일까지 통영국제음악회
카바코스·바바얀 등 해외 거장들 내한
진은숙 예술감독 “꿈꿔온 무대 100% 실현”
26일부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다다익선’ 주제… 대규모 실내악 정수 선봬
아레테 콰르텟 등 콩쿠르 우승자 참가 눈길

경남 통영 미륵도의 아름다운 경관과 감동적인 클래식 음악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통영국제음악제가 개막했다. 통영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는 축제답게 올해도 내로라하는 국내외 음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통영국제음악제와 함께 대표적인 봄철 클래식 음악 축제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도 대기하고 있다.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제한적으로 운영해야 했던 이들 축제가 방역 빗장이 풀리면서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는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통영국제음악제가 ‘경계를 넘어(Beyond Borders)’를 주제로 지난달 31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막을 올려 오는 9일까지 25개 공연이 펼쳐진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의 상징과도 같은 ‘윤보선 고택 음악회’의 지난 2022년 공연 모습. SSF 제공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축제를 총지휘하는 세계 정상급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 예술감독은 이날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대, 장르, 형식의 경계를 넘어 펼쳐지는 최고 수준의 연주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첫 예술감독을 맡은 지난해는 팬데믹으로 계획한 무대를 다 실현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계획하고 꿈꾸던 무대를 100% 다 실현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하면서다.

개막 직전 공연 취소 소식을 전해야 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 축제는 온전한 모습을 갖췄다. ‘파치 앙상블’ 등 지난해 코로나로 내한이 불발됐던 음악가들이 통영을 찾았다.

개·폐막식 등 축제 전반을 장식할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에도 런던의 명문 악단 로열 노던 신포니아 단원 등 다국적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진 감독은 올해 주제와 관련, “현대음악에 국한되지 않고 좋은 작품이면 어떤 형식과 시대의 것이든 거리낌 없이 선보이는 통영국제음악제의 성격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축제에는 그리스 출신의 바이올린 거장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6)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상주 음악가로 선정돼 축제 기간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개막공연에서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카바코스는 지난해 진은숙 감독이 자신을 위해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정적의 파편’을 폐막식 무대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들려준다. 3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한재민·박하양,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함께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친구들’ 연주회를 한다. 진 감독은 “오래 꿈꿔왔던 무대이자 최고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31일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에서 바이올린 거장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왼쪽)가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모습.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이 외에도 거장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바바얀, 독일 가곡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티아스 괴르네 등 한국에서 쉽게 보기 힘든 음악가들도 만나볼 수 있다.

진 감독은 “한국의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하지 않는 프로젝트를 저희가 독점적으로 선보이며 관객을 통영으로 오게 만드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18회째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는 오는 26일부터 5월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윤보선 고택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65명의 연주자가 ‘다다익선: The More, The Merrier!’를 주제로 13차례 공연한다. 기존 2중주, 3중주, 4중주 중심의 실내악보다 6중주와 7중주, 8중주로 대규모 실내악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26일 개막공연은 4곡 모두 6중주로 편성해 묵직한 출발을 예고한다. 27일 공연은 다양한 악기 구성의 4중주 네 작품으로 짰다. 이날 출연하는 아레테 콰르텟은 지난 2월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현악사중주단이다.

축제의 상징과도 같은 고택음악회는 5월 1일과 5일 열린다. 1일은 2중주와 3중주 소규모 실내악을 선보이고, 어린이날인 5일은 어린이용 레퍼토리와 함께 마임 배우 크로즈니가 함께한다. 7일 폐막공연은 ‘다다익선’의 절정이다. 8중주 작품 세 개가 연주된다. 24명의 연주자가 출연해 화려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번 축제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음악감독을 비롯해 비올리스트 김상진·최은식, 피아니스트 김영호·박재홍, 첼리스트 조영창이 다시 이름을 올렸다. 또 피아니스트 문지영,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첼리스트 문태국, 플루티스트 최나경,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 기타리스트 박규희 등 한국 연주자와 프랑스 출신의 관악 4인방 로망 귀요, 에르베 줄랭, 올리비에 두아즈, 로랭 르퓌브레가 출연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우승자 최하영, 어빙 클라인 국제 현악 콩쿠르 첼로 우승자 김가은,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 아트실비아상 아스틴 퀸텟 등은 처음 무대에 오른다.

강동석 음악감독은 “큰 구성의 실내악 작품을 감상할 기회는 흔치 않다”며 “SSF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물 같은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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