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깎아먹는 KT 경영공백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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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 위기를 맞았다.
2일 50여개 계열사에 5만명 넘는 임직원이 몸담고 있는 매출 25조원에 이르는 KT그룹의 리더십 부재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마저 엿보이고 있다.
하지만 KT 노조 등은 이번 사태에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며, 이사진 전원 사퇴와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하고 있어 직무대행 체제의 출항이 순조로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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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UAM 경쟁력 먹구름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이어 사외이사 후보 3명도 이날 동반사퇴하면서 KT는 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한 지 사흘 만에 이사회마저 대행체제에 들어갔다. 주가는 장중 한때 52주 신저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3인의 사외이사가 동반사퇴한 것은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지분 7.79%)이 사외이사 3명에 대해 모두 반대한 것이 결정적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10.12%)의 의결권 행사 방침 발표도 영향을 미쳤다.
새 CEO를 뽑고, 이사회를 구성하기까지 앞으로 5개월가량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욱 대표 직무대행은 주주들에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KT 노조 등은 이번 사태에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며, 이사진 전원 사퇴와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하고 있어 직무대행 체제의 출항이 순조로워 보이지 않는다.
차기 CEO 선임을 둘러싼 정치권과 기존 이사회의 대치가 거듭되면서 KT 이사회에는 달랑 1명의 사외이사만 남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사실상 이사회 해체나 마찬가지이다. 다행히 상법 조항에 따라 사퇴한 3인의 사외이사에게 대행 자격으로 이사가 새로 선임될 때까지 이사회에 남도록 강제했다.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임시 이사회는 2차례의 임시 주총에서 후임 사외이사를 선임한 뒤 다시 차기 CEO선정위원회를 구성하는 정상화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른바 '주인(대주주) 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소유분산 기업인 KT의 경영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예정이던 정기인사가 여태 미뤄졌고, 이번 사태로 또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지금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는 인공지능(AI) 로봇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피 터지게 경쟁 중이다. 초저지연, 초광대역, 초지능화가 가능한 6세대(6G) 통신망 구축이 관건이다. 미래 먹거리 발굴은 물론이고 투자, 인사 등 주요 경영에서 뒤처진 KT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운 모양새다. 무엇보다 민영화 이후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CEO 선출을 둘러싼 비극은 이번으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혹한의 외풍을 이겨내고 자립경영 기반을 쟁취하는 모범 선례를 남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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