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수없이 당했던 서명진, 캐롯 '트랩'을 파괴하다. 현대모비스 '천적' 캐롯 86대71 완파. PO 6강 기선 제압

류동혁 2023. 4. 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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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서명진. 사진제공=KBL

[울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가 기선을 제압했다.

현대모비스는 2일 울산동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6강(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고양 캐롯을 86대71로 눌렀다.

서명진은 18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 게이지 프림(13득점, 14리바운드)은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함지훈(17득점, 7리바운드) 김태완(10득점)도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캐롯은 디드릭 로슨(20득점, 13리바운드)과 이정현(21득점)이 고군분투했다.

5승1패. 정규리그에서 캐롯은 현대모비스의 천적이었다. 강한 공수 조직력을 가진 현대모비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단, 캐롯은 현대모비스의 파훼법을 알고 있다. 현대모비스 외곽 약점을 강력한 압박 수비로 흔들고, 이정현과 전성현, 그리고 디드릭 로슨이 창의적 2대2로 현대 모비스의 수비를 허물었다.

문제는 캐롯 에이스 전성현이 '돌발성 난청'으로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결장이 확정. 경기 전 캐롯 김승기 감독은 "전성현은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서 허가받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서 복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규리그에서는 우리가 현대모비스에게 좋았지만, 이번 시리즈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전성현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아바리엔토스를 막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은 "캐롯은 상당히 까다롭다. 스몰 라인업을 무조건 쓰는데, 우리 공격이 골밑 미스매치에만 집중되면 안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에게 말릴 수 있다"고 했다. 김승기 감독 역시 "정신없이 몰아치면서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1쿼터=뒤바뀐 양팀의 공격 패턴

시작부터 캐롯의 수비가 먹혔다. 기습적 코너 더블팀. 현대모비스 어설픈 크로스 패스를 스틸했다.

1쿼터 초반, 양팀은 바뀐 듯 했다. 현대모비스는 프림을 이용한 미스매치보다는 외곽 찬스가 나면 곧바로 3점포를 시도했다. 트랜지션도 빠르게 가져갔다.

캐롯의 양쪽 윙과 코너의 기습적 트랩은 예상됐던 부분. 아바리엔토스가 역이용했다. 기습적 스킵 패스(투카운트 패스)로 김영현의 오픈 3점포를 어시스트했다. 아바리엔토스와 서명진은 캐롯 수비가 프림의 더블팀을 간 틈을 이용해 3점포를 꽂아넣었다. 골밑 미스매치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난 공격. 11-3, 현대모비스의 리드.

캐롯 로슨은 농구 지능이 매우 좋은 선수다.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이 마크. 로슨은 포스트업 공격으로 활로를 뚫은 뒤, 프림이 골밑에서 더블팀이 들어오자 외곽으로 절묘하게 연결. 캐롯은 여기에서 3점포로 승부를 봤다. 김강선의 연속 3점포로 가볍게 15-13, 2점 차로 역전. 결국 17-15, 캐롯의 2점 차 리드로 1쿼터 마무리.

탐색전부터 양팀의 수싸움은 상당히 강렬했다.

캐롯 디드릭 로슨. 사진제공=KBL

▶2쿼터=전성현의 뼈아픈 공백

1쿼터 캐롯 최고의 수훈 선수는 로슨이었다. 공격에서 현대모비스의 수비 2명을 유인한 뒤 절묘한 패스를 빼줬다. 에이스 그래비티가 발현된 장면. 더욱 중요한 것은 무려 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리바운드 능력이 좋은 팀인데, 공격 리바운드 4개를 잡아냈다. 여기에 캐롯은 초반 열세를 딛고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2쿼터 출발은 로슨이 아닌 조나단 알렛지였다.

그러자, 곧바로 현대모비스는 강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함지훈과 프림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현대 모비스는 이날 초반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캐롯의 스몰라인업에도 트랜지션을 빠르게 가져갔다. 세트오펜스에서 캐롯의 트랩 디펜스를 사전 차단하는 효과가 나왔다.

결국 얼리 오펜스에 의한 폭풍같은 연속 득점. 김영현과 아바리엔토스의 3점포가 터지면서 무려 16점을 몰아넣었다. 31-17, 14점 차 현대모비스의 리드.

캐롯은 한호빈이 현대모비스의 기세를 진정시켰다.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골밑득점과 추가 자유투. 그리고 속공 상황에서 아바리엔토스의 U파울로 받은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다시 10점 차.

캐롯은 전성현이 없는 공백이 최대 약점이었다. 이 공백에 대한 상징적 장면. 이정현이 막힌 상황에서 캐롯의 공격은 로슨이 출발점이었다. 좌우 코너에 선수를 배치하고, 중앙에 스페이싱을 최대화했다. 로슨의 1대1. 그런데, 이를 간파한 현대모비스가 순간적 더블팀을 감행했고, 결국 24초 제한시간에 걸렸다. 물론, 캐롯은 곧바로 로슨의 페이스 업 1대1이 아닌, 2대2에 의한 미스매치를 활용, 로슨이 다음 공격에서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전성현이 없기 때문에 단순해진 공격루트, 여기에 따른 현대모비스의 노림수 수비 위협이 있었다. 경기 전 김승기 감독이 "이번 시리즈는 쉽지 않다"고 했던 이유가 드러난 상징적 장면이었다.

43-31, 12점 차의 현대모비스 리드. 현대모비스는 골밑 미스 매치 대신 예상을 뒤엎은 트랜지션과 두려움 없는 3점포로 캐롯을 공략했고, 캐롯은 에이스 전성현의 빈자리를 느꼈던 전반전. 43-31, 12점 차 현대 모비스 리드.

▶3쿼터=캐롯의 3점슛 부진한 복합적 이유

현대모비스 최진수는 2쿼터 활력소였다. 김강선의 볼을 스틸했고, 절묘한 어시스트 패스로 서명진의 레이업슛을 도왔다. 캐롯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깼다는 의미도 있었다. 최진수의 3점포가 터졌다.

프림이 더블팀에 갇혔다. 그러나, 서명진의 날카로운 컷-인. 정규리그 자신을 농락하던 이정현의 파울까지 얻어내면서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 16점 차까지 벌어졌다.

캐롯은 답답할 정도로 3점포가 터지지 않았다. 전반까지 18개를 시도, 2개만을 성공(11% 성공률)시켰다. 3쿼터에도 코너에 많은 찬스가 나왔지만, 림을 번번이 빗나갔다.

슈팅 감각이 좋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현대 모비스의 적극적 컨테스트도 있었다. 결국 상대 수비를 집중시킬 코어가 로슨과 이정현밖에 없는 전력의 한계도 존재했다.

결국 66-48, 18점 차 현대 모비스의 완벽한 리드. 분위기가 현대 모비스로 기울었다.

캐롯 이정현. 사진제공=KBL

▶4쿼터=서명진, 이정현의 '맞수'가 되다

전체적으로 매우 인상적 선수는 서명진이다. 그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직행.

지난해 대학 최대어 이정현과 비교 선상에 올랐다. 맞대결에서 처참하게 당했다. 서명진은 좋은 기술에 비해 빠르지 않은 스피드, 부족한 근성이 약점으로 꼽혔다.

이정현은 파워와 기술에서 서명진을 압도. 캐롯이 정규리그 현대모비스 천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핵심 이유가 됐다.

그러나, 서명진은 올 시즌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견고해졌다. 근성이 생겼고, 파워가 붙었다. 캐롯의 압박에 고전하던 서명진은 6강 1차전에서 견디는 힘이 생겼다. 경기 전 김승기 감독은 "현대모비스 젊은 선수 서명진 등이 성장했다"고 했다. '성장했다'의 구체적 경기력은 이런 면이었다. 특히, 3쿼터 1분16초를 남기고 나왔던 상징적 장면.

캐롯은 외곽에서 기습적 더블팀. 하지만 서명진은 길게 컬을 하면서 절묘한 스킵 패스를 건넸다. 결국 신민석의 3점포로 연결됐다. 캐롯은 수비에서 기습적 트랩으로 현대모비스의 약한 고리를 건드려야 했는데, 이 부분이 먹히지 않았다. 서명진의 성장과 연관이 있다.

캐롯은 4쿼터 초반 풀코트 프레스를 붙었다. 변수를 만들어야 하는 캐롯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당하지 않았다.

전열을 정비한 캐롯은 이정현의 골밑 돌파와 2대2 공격이 통하면서 조금씩 추격했다. 수비는 여전히 풀 코트 프레스. 12점 차까지 추격했다. 로슨을 빼고 알렛지를 넣었지만, 캐롯의 공수 조직력은 여전히 견고했다. KBL 가입금 문제이슈가 있었지만, 경기력만 놓고 보면 캐롯은 충분히 6강에 진출할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서명진의 3점포, 그리고 압박 수비를 뚫은 서명진의 패스를 함지훈이 골밑슛으로 연결했다. 12~15점 차 공방전.

이정현이 유려한 유로스텝으로 골밑슛, 10점 차. 파울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8점 차. 4쿼터 이정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때, 서명진의 순간적 트랩에 쌓였지만, 다시 함지훈에게 킬 패스. 프림의 1대1 포스트 업이 성공됐다.

남은 시간은 2분54초, 81-69, 12점 차 리드. 사실상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4쿼터 중반부터 이정현은 김승기 감독이 바라는 득점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서명진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다.

2차전 봐야 할 관전 포인트 하나가 추가됐다. 서명진 vs 이정현이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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