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60경번 연산 목표"… 2929억 슈퍼컴 6호기 도입 본격화

팽동현 2023. 4. 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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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이달초 사업 공고 예정
5호기보다 규모 3배 이상 늘어
"기술 국산화로 자체 역량 갖춰야"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KISTI 제공

3000억원 규모의 국가 초고성능컴퓨터(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 사업이 본격화된다. AI(인공지능) 확산으로 초고성능컴퓨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관련 기술 국산화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에 따르면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운영 사업이 이달초 조달청을 통해 공고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기존 5호기(908억원)의 3배 이상(2929억원) 규모로 추진되며 지난해 8월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AI 특화된 슈퍼컴 도입한다= KISTI는 국가 슈퍼컴퓨터 운영기관으로서 1988년 1호기부터 2018년 5호기까지 도입·활용을 담당하고 있다. 슈퍼컴퓨터는 과학·공학 등 수많은 연구논문부터 '국가대표' 영화 CG(컴퓨터그래픽)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쓰였다. 5호기 '누리온'은 2020년 우주진화에 대한 세계 최대 규모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에 활용됐고,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컴퓨팅자원 공유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IT 발전이 가속되면서 누리온도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KISTI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산 수요는 약 49배 폭증했으나 자원량은 3.2배 늘어나는데 그쳐 2020년 기준 수요의 480분의 1 수준만 대응 가능한 상태다. 2021년 기준 시스템 가동률 99.4%에 사용률 78.2%를 기록, 평균 대기시간도 5시간을 넘겼다. 연구자 신청회수를 2회로 제한했음에도 과제선정률은 51%까지 낮아졌다. 성능도 구축 당시 세계 11위였으나 지난해 말 46위로 밀렸다.

해외에서도 통상 4~5년을 주기로 슈퍼컴퓨터를 교체한다. 이번에 추진되는 6호기는 세계 10위 수준인 600PF(페타플롭스·초당 1000조번 연산)급 이상의 이론성능을 목표한다. 특히 초거대AI 등 수요에 주목, 기존 CPU(중앙처리장치) 위주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 중심으로 바뀌는 게 특징이다. CPU와 GPU를 1대 2 수준으로 구성, GPU 가속이 필요한 AI·소재·바이오 분야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유체·구조·항공·기후 등 CPU 기반 기존 계산과학 응용분야 활용성도 높일 예정이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은 "5호기와 6호기 사이의 가장 큰 변화는 AI의 부상이다. 초거대AI 등 수요를 지원하는 게 6호기 사업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6호기 성능의 약 98%는 GPU 기반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이브리드 구성을 통해 AI 관련 수요뿐 아니라 기존 사용자들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제3차 육성 계획도 4월 중 승인 유력= AI가 확산되면서 HPC(고성능컴퓨팅)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챗GPT'로 생성AI 시대의 문을 연 오픈AI의 AI모델들도 'MS 애저' 클라우드의 슈퍼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학습을 한다. GPT-3에 570GB(기가바이트)의 사전학습 데이터를 처리할 때 기존 클라우드 시스템으로는 356년이 걸리지만 1엑사플롭스(초당 100경번 연산)급 슈퍼컴퓨터로는 3.6일이면 가능하다. HPE크레이가 미국 에너지부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구축한 '프론티어'가 1.1엑사플롭스로 현재 세계 1위다.

그동안 한국은 슈퍼컴퓨터 관련해 거의 모든 요소를 해외에서 사다 썼다. 5호기 누리온은 HPE크레이가 공급했고, 이번 6호기도 중국 레노버, 프랑스 아토스 등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글로벌 슈퍼컴퓨터 시장이 미·중·일의 각축장이 돼 가는 가운데, 세계 경제의 블록화와 핵심 기술·자산 보호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그동안 효율성을 우선 고려했던 국내 관련 분야에서도 기술자립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KISTI는 현재 준비 중인 '제3차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에 산업 육성과 인재 양성, 기술 역량 확보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이 계획은 과기정통부장관이 위원장인 국가초고성능컴퓨팅위원회의 승인이 남은 상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외에서 사와서 쓰던 슈퍼컴퓨터에 대해 우리도 기술력을 갖추고 자체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초고성능컴퓨팅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이달중 위원회를 열어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사업 개요>

*예산 : 2929억원 (5호기 사업의 3배 이상)

*사업기간 : 2023~2028년 (6년)

*성능 : 600페타플롭스(초당 60경번 연산) - 5호기는 25.7페타플롭스

*저장용량 : 200페타바이트

*특징 : CPU와 GPU 1대 2 하이브리드로 구성 (GPU가 성능의 98% 차지)

<출처: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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